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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고속도로' 구축 속도전 시작…99개 국가기간 전력망 지정

  • Date2025/10/02 11:30
  • Category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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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25.10.01.(수)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정부가 99개 송전선로·변전소 구축 사업을 '국가기간 전력망 설비'로 지정해 전력망특별법에 따라 인허가 특례를 부여하고 도로와 함께 건설하는 방식을 적용해 전력망을 적기에 구축하기로 했다.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속도전'을 예고한 것인데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는 지난달 시행된 전력망특별법에 따라 1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처음 열린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위원회'(전력망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국가기간 전력망 설비는 '장기송변전설비계획'에 포함된 전압 345kV 이상 송·변전설비 가운데 첨단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나 재생에너지 등 무탄소 전원과 연계돼 계획된 설비를 말한다.


국가기간 전력망 설비로 지정되면 실시계획 승인 시 총 35개 인허가도 받았다고 간주된다.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르면 실시계획 승인 시 18개 인허가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데 국가기간 전력망 설비는 이에 더해서 백두대간보호법이나 건축법 등에 따른 17개 인허가도 받은 것으로 의제된다.


전력망 구축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아야 하는 인허가는 지자체가 60일 내 허가 여부를 회신하지 않으면 허가한 것으로 간주된다.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행정절차도 지자체 대신 사업자인 한국전력이 수행한다.


지자체가 뚜렷한 이유 없이 사업을 지연시킬 수 없도록 여지를 차단한 것이다.


정부는 국가기간 전력망 설비 구축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도 추진한다.


또 관련 환경영향평가를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지방(유역)환경청별로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부에서 맡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자체 특별교부세에 영향을 주는 합동 평가 지표에 '국가기간 전력망 구축 협력 지표'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도로 등 다른 기반시설과 전력망을 함께 구축하는 방안도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또 올해 송전선로 건설산업 분야에 특정 활동(E-7 비자) 외국인력 도입을 허용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했는데 내년 이를 정식화하기로 했다.


2030년대 서해안을 축으로 한 송전선을 우선 건설하고, 이후 남해안과 동해안으로 확장해 2040년대 국토를 감싸는 형태의 송전망을 완성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위해 속도전을 예고한 것인데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가 지역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전국 곳곳에서 '제2의 밀양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호남 등 남부지방에 몰린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에서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지역에 적정한 보상을 주고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소하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국가기간 전력망 설비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근접·밀접 지역 지원금을 기존에 송전설비주변법에 따라 주어지는 액수보다 1.5∼4.5배로 확대하고 가공설비가 지나는 지자체에 1㎞당 20억원을 지원하는 등 주민·지자체 보상·지원을 확대한다.


이날 전력망위원회에서는 '초고압 직류 송전'(HVDC) 산업 육성 전략도 발표됐다.


HVDC는 초고압 교류를 직류로 전환해 전력을 송전하는 기술이다.


직류로 변환해 전력을 송전하기에 송전 효율이 높아 장거리 송전에 유리한 데다가 송전 방향 실시간 전환이 가능하고 주파수·전압 안정화가 가능해 재생에너지와 궁합이 잘 맞는다.


각국이 HVDC 구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은 이제 막 첫발을 뗀 상황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대용량 전압형 HVDC 기술 개발·실증을 완료하고 2030년대 '수출산업'이 되도록 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목표는 'HVDC 글로벌 톱3'에 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날 2건의 협약도 체결됐다.


우선 기후부와 한전,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남동·서부·동서발전이 호남과 수도권을 잇는 '서해안 HVDC'에 사용될 변환소 건설을 위한 MOU를 맺었다.


또 한전과 에너지기술평가원,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일전전기 등은 HVDC 실증사업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MOU를 체결했다.


협약 참여 기관·기업들은 HVDC 실증 선로인 '새만금-서화성 HVDC' 조기 구축을 위한 SPC를 2026년 말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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