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력, 대안은 없다: 원전을 멈출 수 없는 이유
- 저자
- All´egre, Claude | Montvalon, Dominique de | 서균렬 | 이소영 | 장홍래
- 발행사항
- 서울 : 흐름출판, 2011
- 형태사항
- 226 p. : 삽화, 초상 ; 23 cm
- 주제명
- 원자력[原子力]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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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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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일본 내 반핵운동의 정신적 지주로 통하는 히로세 다카시, 그는 원자력이 친환경 에너지라는 인식과 원자력이 없으면 에너지난을 겪는 게 아닌가 하는 막연한 두려움은 원자력 발전을 옹호하는 강력한 힘이 되어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프랑스의 국보급 지성인으로 통하는 이 책의 저자는 ‘막연한 두려움’이 원자력 옹호론을 키웠다는 히로세 다카시의 주장과 사뭇 다른 시각으로 원자력에 접근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원자력 공포는 이러한 막연한 ‘비이성적 두려움’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후쿠시마 이후, 지나친 원자력 공포는 많은 사람들이 원자력에 관한 전문지식 없이 비과학적으로 모든 것을 확대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그는 결코 원자력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잠재적 위험이 내재된 원자력은 존재한다며 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히로세 다카시가 원자력의 치명적 위험성에 치중해 감정적 호소로써 반핵 목소리를 높였다면, 클로드 알레그르는 철저하게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정보로서의 원자력을 전달한다. 그가 가장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는 대담 형식을 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인본주의자의 관점에서 과학 문제에 접근하는 데 탁월한 혜안을 갖춘, 더불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조르쥬 샤르팍의 자문을 구했음을 책의 서문에서 고백하고 있다.
최악의 위험은 비이성적 두려움이다
원자력, 도대체 왜 사람들을 이토록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걸까? 안전하다고 말하는 정부의 말은 진짜일까? 우리는 정말 원자력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걸까?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누구나 한번쯤 방사능과 원자력에 대해 두려움을 품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체르노빌의 아이들》의 저자 히로세 다카시가 말했듯이 사람들이 원자력발전소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고자 하는 것은 그저 자신과 가족을 위험으로부터 지키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안 후에라야 원자력에 반대를 하든, 옹호를 할 자격이 있으며, 나아가 위험으로부터 나와 가족을 지킬 수 있다.
“문명을 위협하는 최악의 위험은 비이성적 두려움이다.”
저자인 클로드 알레그르의 이 한마디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저자는 이러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심을 조장한 것은 바로 언론이라고 꼬집는다. 더불어 후쿠시마 사고 발생 직후 일본의 언론에서 공개되는 정보의 양과 질에 혼선이 많았음과, 진실을 직시하고 객관성을 유지한 보도는 극소수였음을 지적한다.
이와 더불어 해외 주요 일간지의 경우에는 정확한 사고 요인 및 상황이 공개될 때까지 자제하는 분위기였음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원자력에 대한 이러한 잘못된 정보와 낭설들로부터 벗어나 ‘바로 알 것’을 촉구한다.
이를 위해 책은 일본 원전이 폭발한 진짜 이유 등 원자력에 대해 우리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들을 알려준다. 더불어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거짓말 등의 진실을 해부함으로써 원자력이 더 이상 안전이 아닌 안심이 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한다. 또한 대체 에너지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현실적 대안으로서의 원전을 논한다. 마지막으로 원전의 미래와 후쿠시마 이후, 에너지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알 권리
책의 서문을 가장 먼저 여는 것은 ‘한국 원자력의 아버지’로 불리는 장인순 박사다. 그는 책에서 핵물질이 엎질러져 온몸에 묻고 호흡기로 들어간 경험을 소개하며 다음과 같이 반문한다.
“나와 같은 과학자들의 말을 안 믿으면 누구 말을 믿겠다는 것인가?”
“평생을 핵 물질과 함께 살아왔지만 70이 넘어도 이토록 건강하지 않은가?”
이런 경우 보통사람들은 당장이라도 피폭되는 것 아닌가 두려워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은 1년에 방사선 피폭 허용치가 1000μSv로 X-레이를 20번 찍을 때 맞는 양이다. 관련 종사자는 5만, 발전소 종사자들은 25만이다. 엄밀히 따지면 일반인도 5만까지는 괜찮다.”(6p)
이를 바로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또한 흔히 방사능이라고 하면 먼저 막연한 공포를 느낀다. 하지만 소량의 방사능은 정해진 양을 넘지 않으면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 실제로 사람들은 방사선 주위에서 항상 생활하지만 지극히 소량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저자는 이를 두고 아예 “방사선에 잠겨 살고” 있다고 표현한다. (123p)
저자는 반핵을 하더라도 이성적이고 과학에 근거한 정직한 반핵을 하라고 충고한다. 실제로 지구상에는 원전보다 훨씬 무서운 핵무기(약 2만 5천 개)가 있고, 많은 나라들이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핵무기 폐기에는 한마디도 안 하면서 원자력발전소 폐기 운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는다. 이런 저자의 이성적 비판과 담대한 주장들은 이웃나라와 자국민, 심지어 정부에도 정보를 차단하는 모순을 보인 도쿄전력과 일본정부는 물론, 우리 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는 재앙이 아니라 사고
최근,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반핵운동을 해온 환경운동가들이 공개적으로 원자력 지지를 밝히는 ‘커밍아웃’을 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엔 그린피스 영국 지부장을 맡았던 스티픈 틴데일, 환경기구 의장인 크리스 스미스, 녹색당 활동가인 크리스 구달 등이 포함돼 있다. 환경운동가에게 핵을 지지하는 것은 부모에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는 것만큼 두려운 일이라고 한다.
그들은 체르노빌 이후, 사람의 출입이 금지됐지만 야생동물의 천국으로 바뀐 데서 최악의 핵사고가 나더라도 생물권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로 반핵운동가들은 체르노빌에서 인간뿐 아니라 여러 생물이 돌연변이를 겪고 있고, 돌연변이보다 더 심각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간과했다고 비판한다. 또한 긴급상황이 벌어지면 어떤 형태의 원자로도, 또 어떤 안전장치도 재앙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26p)
이런 이유로 《원전을 멈춰라》를 통해 원전의 전면 폐기를 주장한 히로세 다카시를 비롯해 환경론자들과 반핵주의자들은 흔히 원자력의 위험성에 대해서 거론한다.
평소 소신 있는 발언으로 유명한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체르시마’라고 규정한 바 있다. 체르노빌 원전과 원리가 다르고 폭발 원인도 다르지만 사태를 은폐한다는 점이 같기 때문이다.
이런 비판은 이 책의 저자를 포함해 수많은 반핵운동가들과 입장을 같이한다. 하지만 그들이 원전 자체를 부정했다면 클로드 알레그르는 원자력의 안정성만큼은 확실하다고 역설한다. 동시에 인간이 만든 원자력 기술과 관리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원전이 위험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인간이 만든 기계들 중 위험하지 않은 것은 별로 없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원전에 의한 사망자 수는 체르노빌까지 포함해도 태풍이나 홍수, 지진, 해일, 기타 화산 폭발로 인한 사망자 수에 비해 훨씬 적다는 것. (168p)
후쿠시마의 비극은 이미 50년 전 설계 때부터 예견됐다. 핵연료 노출, 노심용융, 원자로용기 파손, 증기폭발, 수소폭발 등으로 이어지는 사고 진행도 이미 여러 차례 예상됐다. (186p) 원전은 안전하다. 하지만 원전을 관리하고 발전시설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의 잘못이다. 스리마일 섬과 체르노빌, 재앙이 아니라 ‘사고’임을 강조하면서 사고의 원인을 ‘냉각’에서 비롯됐음을 지적한다. (98p)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전을 멈출 수 없는 이유
최근 독일이 2022년까지 원자력을 전면 폐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저자는 “독일의 이러한 결정이야말로 독일이 이제까지 내린 결정 중에 가장 어리석은 것“이라는 입장을 취한다.
“독일은 원자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CO2를 많이 배출할 뿐만 아니라 대기 중에 황과 다량의 미립자를 뿜어내는 갈탄 발전소를 무제한으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일이 CO2 배출을 제한한다는 말을 하면서 수많은 토론회를 열고 청원을 하지만, 유럽에서 CO2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라는 모순을 지적한다. 이는 원전을 반대하는 환경론자들의 모순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후쿠시마 이후 더욱 불거진 원자력을 대체할 에너지 정책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를 다룬 책의 마지막장이 특히 흥미롭다. 녹색성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태양 에너지와 수력, 화석, 천연가스 등의 비현실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환경보호주의자들은 CO2가 기후에 재앙을 초래한다고 믿고 있으며, CO2 배출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소비를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동시에 원자력에서 벗어나 대안 에너지로 이를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런 시나리오대로라면 에너지 소비가 50%는 줄어들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풍력발전기 10만 개를 더 설치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경은 망가지고 마는 것이다. 풍차를 만들려면 세계 철 매장량의 절반을 쏟아 부어야 할 텐데, 덴마크를 제외하곤 우리나라를 비롯해 웬만한 나라들은 철이 나지 않으므로 이 또한 현실 불가능하다. 특히 석유와 석탄 등은 고갈 에너지기 때문에 언젠가는 바닥난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원전 중심의 국가 에너지 계획이다. 대안 없는 원전 반대 주장은 현실에 맞지 않다. 그렇다고 경제성과 효율성만 내새워 원전 의존 정책만 고수할 수는 없다. 대체 에너지 개발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원전의 안전을 극대화해야 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세계가 신기술 에너지 개발과 혁신 원자로 개발을 협력할 것을 당부한다.
결정적으로 우리 한국은 세 가지가 없다. 석유도, 석탄도, 대안도 없으니 원자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 바이오 에너지,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에 있어서 우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언젠가 지상에 인공태양을 만들어 전기를 공급하는 핵융합의 시대가 올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원자력 수준처럼 되려면 적어도 50년에서 100년은 걸린다. (8p) 신재생 에너지가 구현되는 그날까지는 현재로서는 지구 온난화와 싸울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원자력의 치명적 딜레마에도 불구하고, 신재생 에너지가 언젠가 우리를 구원할 때까지 원자력이 징검다리임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적 이유다.
당장 원자력을 포기하고 지구 온난화를 맞을 것인가?
아니면 신재생 에너지가 안착될 때까지 원자력 에너지를 징검다리 삼아 환경을 지켜낼 것인가?
두 얼굴의 에너지 원자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원전을 포기할 수는 없는 걸까?
이에 대한 답은 이 책을 통해 우리들이 찾아야 할 과제다.
목차
추천의 글
평생을 핵물질과 함께 살아왔어도 이토록 건강하지 않은가
후쿠시마 그후, 원자력의 두 얼굴을 투명하게 알 권리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부터의 해방
저자의 말
1장. 원자력에 대해 우리가 알고 싶은 진실
왜 사람들은 원자력을 두려워하는가
일본 원전이 폭발한 진짜 이유
지금까지 한 번도 핵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다
2장. 우주를 지배하는 원자핵
핵력의 발견, 원자의 시대를 열다
핵반응의 원리
방사능의 오해와 진실
핵분열의 발견
공포의 균형
3장. 원자력, 이제 안전이 아니라 안심이다
원자로가 원자폭탄이 되지 않게 하려면
원자력 발전의 심장, 원자로
문제는 물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거짓말
제로 리스크는 존재하지 않는다
4장. 문명을 위협하는 최악의 위험, 비이성적 두려움
방사능은 공포가 아니다
천연 방사능과 인공 방사능
우리는 어떻게 방사능에 오염되는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재활용인가 핵확산인가
5장. 원전의 미래
원전이 직면한 3가지 미래
우라늄 저장고는 진화되고 있는가
혁신적 원자로는 현실 가능한가
테러리스트의 먹기 좋은 먹잇감, 핵
6장. 후쿠시마 이후, 에너지 정책
대체 에너지 가상 시나리오
전략적 문제에서 철학적 문제로, 에너지의 민주화
평화적 원전의 길
감수의 글 한국의 원전을 생각하다
후쿠시마, 그때 그 자리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원자력, 두 얼굴의 에너지
대한민국, 원자력의 한가운데
부록 원자력 관련 용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