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양도서Library an illustrated history
도서관의 탄생: 문명의 기록과 인간의 역사
- 발행사항
- 서울 : 예경, 2012
- 형태사항
- 372 p. : 천연색삽화, 초상 ; 24 cm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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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외도서 | G100570 | 대출가능 | - |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 G100570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연구외도서
책 소개
"위대한 도서관은 건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이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스코틀랜드 역사가 존 힐 버튼, 《북 헌터The Book-Hunter》
책과 사람 그리고 도서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에게 가장 영속적인 숭배 대상이 되는 ‘책’과 그 책들의 고유 공간인 ‘도서관’이 어떠한 역사를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 다양한 역사적 자료를 기록한 책이다. 책을 향한 인간의 지적 욕망은 시대를 불문하고 끓어올랐으며, 인간은 책의 숭고함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연구를 통해 오늘날의 도서관을 증축하기에 이른다. 역사적 전환점에 있어 인류에게 큰 의지가 되었던 장소인 도서관을 바탕으로 독서가 갖는 불멸의 힘을 재삼 설파한 이 책은 특히, 경제 위기의 시기에 왜 도서관 이용자 수가 늘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담은 질문과 그에 대한 결과를 토대로 책과 도서관이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지 고찰하게 한다.
글쓰기의 기원과 초창기의 기록을 시작으로 지역과 국가에 따른 도서관의 특징 등을 요약한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통시적 사관으로 도서관의 역사를 설명했으며, 후반의 4분의 1가량은 세계유수의 도서관을 개괄적으로 다뤘다. 최초의 도서관이 탄생한 역사부터 현재에도 각광받는 전 세계 주요 도서관의 역사는 물론이고, 고대부터 근대까지 많은 이에게 회자되는 역사적 인물들의 지독한 책 사랑과 그와 관련한 일화에 이어 책을 향한 소유욕에 얽힌 수많은 전쟁의 비화까지 담았다. 게다가 접하기 어려운 고대 기록물들의 이미지를 포함한 풍부한 삽화와 실사 등은 책의 완성도를 더했다. 100개의 일러스트와 80개의 컬러도판이 들어가 있어 고대부터 중세 등에 존재한 도서관 내부와 외관, 물품 등을 볼 수가 있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는 약 50개 정도의 세계 각국의 도서관을 실사와 함께 설명해 쉽게 접하기 어려운 타국의 도서관 문화를 보여준다.《도서관의 탄생》은 책과 사람과 도서관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로 애서가와 장서가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사람이 돈과 책을 동시에 사랑할 수는 없다.”
리처드 드 베리
“이 책들, 얼마나 큰 행복인가!
책은 우리를 절대 고갈시키지 않는 친구이다.
세상이 냉담하다고?
이곳은 아름다움과 달콤함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피난처이다.
이곳에서라면 근심을 잊을 수 있고 영혼도 쉼을 얻을 수 있다.”
헨리 M. 베일리 《도서관 사색》
오, 책!
아직 펼쳐보지도 않은 수많은 책들이 꽂혀 있는 저 광경을 보라.
그 어떤 아름다운 여인보다도 더 경이롭게 빛나는 저 책들을.
늘 내 목마름의 대상이 되는 저 책들을.
인류가 만든 가장 숭고한 건축물인 도서관에서
나, 쉼을 얻었노라
서가 사이에서 퀴퀴하게 묵은 종이 냄새를 맡으며
손때 묻은 낡은 종이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오늘을 살았고, 내일을 꿈꿨노라
인간, 책 그리고 도서관
이 세 단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으니.
대공황의 암흑기에 어느 애서가는 도처에서 벌어지는 비참한 상황을 보며 독서가 갖는 불멸의 힘에 대해 시의 적절한 논평을 남겼다. "지금은 책을 버릴 때가 아니다. 집을 버리고 유럽 여행을 취소하고 승용차를 포기하더라도. 책은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우리를 위로하고 다시 기쁨을 안겨줄 것이다. 은행과 문명이 이미 파괴되었고 정부가 위험에 처했으며 모든 사람이 바보가 되었다는 것까지도 책이 알려줄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책과 함께 해야 하지 않겠는가?"
니콜라스 A. 바스베인스
도서관은 인류의 집단적인 기억이다.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선조가 후대에 알리거나 계몽하기 위해 기록하고 보존해야 할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하소설과도 같다. 따라서 모든 도서관은 다음 세대가 이 도서관의 내용물을 이용할 것이라는 신념의 결과물이다.
도널드 G. 데이비스 주니어
이 책은 그동안 발간된 도서관사에 관한 도서들 중에서도 감히 압권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동안의 역사적 공백을 채우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다른 도서관 관련 책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사진 자료는 전공자와 비전공자 모두에게 도서관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데 일조할 것으로 확신한다. 게다가 동서고금의 도서관사를 친절하게 한 권으로 엮은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도서관협회 회장 남태우
“인간은 영면하고 그의 육체는 땅에 묻히며,
동시대 사람들도 모두 이승을 떠난다.
그러나 글로 쓰인 말은 그에 대한 기억이 되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책이 집이나 무엇보다 낫다.
책은 성이나 사원의 돌기둥보다 더 아름답다.”
고대 이집트의 시
이집트와 페르가몬의 도서관 경쟁으로 탄생한 양피지
최초의 도서관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기원전 3천 년경, 메소포타미아의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부터 아프리카 나일 강 유역에 걸친 서남아시아의 비옥한 농경 지대에서 최초로 글쓰기라는 개념이 시작되었다. 동시에 이 지역이 바로 초기의 도서관들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가장 오래된 도서관으로는 시리아 남부에 있는 에블라 유적에서 발굴되었다. 기원전 2500년대의 상업 중심지였던 에블라의 도서관은 두 번에 걸쳐 파괴되었는데 복구되었던 첫 번째와는 달리 두 번째로 파괴된 기원전 1650년경에는 그대로 모래 속에 잠겨 버렸다. 이후 1970년대에 고고학자들에 의해 쐐기문자가 새겨진 2만여 개의 점토 서판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에블라 도서관의 전설은 사실로 판명되었다. 이후에는 오늘날처럼 수많은 항목을 목록화한 최초의 도서관 형태를 띤 니네베 도서관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등이 건축되었다. 고대의 도서관은 통치자의 책에 대한 집착 수준의 애착과 더불어 우후죽순으로 번성하기에 이른다. 여기에 재미있는 역사가 하나 더해진다. 점토서판에 이어 초기의 책 형태를 지닌 파피루스와 양피지에 관한 비화이다. 이집트의 자부심이기도 했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경쟁국인 페르가몬에 새로 생긴 도서관 때문에 명성에 도전을 받게 되자, 파피루스를 생산하던 이집트는 결국 페르가몬에 수출을 거부하게 된다. 페르가몬은 어쩔 수 없이 파피루스를 대용할 만한 매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해야만 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송아지, 양, 염소 등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양피지이다.
“드디어 끝났구나!
녹초가 된 내 손도 이제 쉴 수 있겠네.”
중세시대, 어느 필경사의 후기
시대의 현명한 필경사여, 그대 이름 영원하라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창조되기 전까지 필경사는 책과 도서관이 번성하는데 무엇보다 중추적인 역할이었다. 그 노고는 이루 말할 수가 없어서 필경사들은 필사가 끝낸 뒤 책의 마지막 여백에 그들의 고생을 토로하는 구절을 남기기도 했다. 필경사의 필사 임무는 특히 까다로웠기 때문에 무엇보다 세심함과 긴 시간 버틸 수 있는 지구력을 요했다. 오늘날 전 세계의 스테디셀러로도 언급되는 성경은 필사하는 데 무려 15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되는 것은 물론이고 잡담도 허용되지 않은 필사실 안에서 필경사들은 온 정신을 집중해 필사에만 매달려야 했다. 나아가 베네딕트회 수도원의 필사실은 침묵으로 그들의 신앙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수도원의 필사실에서 들리는 유일한 소리는 펜이 긁히는 소리, 간헐적으로 들리는 기침 소기 혹은 의자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뿐이었다. 저녁 종이 울리면 필경사들은 나가서 식사와 기도를 하고 마침내 잠자리에 들었으며, 동 트기 전에 아침 종이 울리면 일어나서 다시 필사실로 가 조용한 필사 작업을 시작했다. 안식일을 제외하고 매일 같은 일과를 보내야 했던 필경사들의 모습은 흡사 현대의 출판사 편집자의 일상과도 유사하다. 물론 당시에는 양피지 낱장을 신중하게 자르는 일에서부터 페이지를 제본하고, 표지를 씌우는 작업 등 책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필경사의 손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편집, 인쇄, 제본 등이 분업화 된 요즘의 책 공정과는 차이가 있지만 책이라는 하나의 물성이 사람의 정신과 육체의 장인 정신에 가까운 노력으로 비로소 독자에게 제공된다는 점에서는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정직한 친구여, 이 책을 훔치지 말라.
그랬다간 교수형을 면치 못하리라.
네가 죽으면 신께서 물으시겠지.
네가 훔친 그 책은 어디에 있지?”
책 도둑을 향한 저주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
두 독서광의 기이한 운명적 조우를 유머러스하게 펼쳐놓은 클라스 후이징의 장편소설 《책벌레》(1994)에는 책을 향한 지독한 애정으로 도둑을 일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러한 인물은 비단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실은 고대부터 책 도둑은 빈번하게 들끓었고, 전쟁을 통한 최고의 전리품이 책일 정도로 책에 대한 소유욕은 과거부터 그 정도가 심상치 않았다. 책의 저주는 도서관이 등장하던 시기부터 시작되었는데, 도서관 사서는 책 도둑을 살인자 혹은 신성 모독자와 다름없이 취급했으며 그들에게 최악의 벌이 내려지기를 원했다. 책 도둑으로 골머리를 앓던 중세 시대에는 책 도둑을 향한 저주를 곳곳에 붙여놓았으며, 도서관에서는 가장 많이 이용되는 책들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책을 책상과 독서대에 묶어 놓기도 했다. 책의 저주는 대체로 필경사들이 책의 마지막 장에 첨가했는데, 누구든 책을 훔치는 사람에게는 영원한 파멸 또는 오랜 육체적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내용이었다. 고대 도서관 사서들은 책 도둑과 문화 예술의 파괴자에 대해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그리스, 로마 신들의 격노가 임하기를 기원했다.
바빌로니아에서는 파피루스를 재사용하기 위해 원래의 내용을 지우는 사람들을 협박하는 다음과 같은 글귀를 적기도 했다. “나부와 마르두크의 신의 이름으로, 내용을 지우지 말라!” 고대의 한 글에서는 빌린 책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빌려주는 경우, 처참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저주하기도 했다. “‘이 책’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사람에게는 바빌론의 모든 신이 저주를 내릴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도서관을 보호하기 위해 유명한 저주를 내리기도 했는데 “이 책을 훔치거나 빌렸다가 돌려주지 않는 자의 손에서 책은 뱀으로 변해 그를 갈기갈기 찢어 놓으리라. 그의 몸은 마비되고 손발은 모두 잘려 나가리라. 은총을 갈구하며 울부짖을지라도 죽음에 이를 때까지 고통은 멈추지 않을 것이며 서서히 쇠약해지리라. 책벌레가 그의 내장을 갉아먹고 지옥의 불꽃이 그를 영원히 태워 버리리라.” 성경에도 역시 이러한 저주가 수록되어 있다. 마지막 권인 <요한계시록>을 완성한 필경사는 그 내용을 변경하는 사람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끝을 맺었다. “이 책에 나오는 예언의 말을 읽는 모든 사람에게 경고한다. 누구든 내용을 덧붙이는 자에게는 이 책에 쓰인 재앙이 임할 것이며, 누구든 이 예언서의 내용을 삭제하는 자에게는 삶의 열매가 제거될 것이다.”
“돈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나는 책부터 산다.
그리고 남는 돈으로 음식과 옷을 산다.”
에라스뮈스
대형 국립 도서관으로 탈바꿈 한 개인 서고들
아슈르바니팔의 서재가 최초의 도서관이었던 것처럼 오늘날 각국에 우뚝 선 최고의 도서관들은 부를 지닌 애서가들의 개인 서고가 그 초석이었다. 14세기에서 15세기 사이, 엄청난 부를 축적한 귀족과 권세 있는 상인 계급 중 일부 애서가들은 장서를 모으기 위해 재산을 투자했다. 이탈리아의 주요 장서가 중 한 명이 페데리코 다 몬테펠트로 공작은 자신이 살던 우르비노에 값비싼 양피지에 글을 쓰는 필경사를 수십 명이나 고용했으며, 세밀화가에게 채색을 맡기고 후에 은으로 장신된 진홍색 표지로 제본을 해서 서가에 꽂았다. 피렌체의 엄청난 부자였던 메디치 가 사람들 역시 채색 사본에 깊은 애정을 보였는데, 양피지에 인쇄된 귀중한 책들을 구입한 후 피렌체에서 가장 솜씨 좋은 세밀화가에게 채색을 맡겼다. 이 두 인물 모두 당대에 가장 주목할 만한 도서관 설립자였다. 코시모는 피렌체에 있는 자신의 영지와 산마르코 인근 수도원에 도서관을 건립했는데 이 도서관이 이탈리아 최초의 공공 도서관이 되었다. 그 토대가 바로 피렌체에 있는 로렌티안 도서관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개인 서고의 기증뿐만 아니라 부를 축적한 애서가들은 공공 도서관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재산을 기꺼이 내놓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로 실업가이자 자선가인 앤드루 카네기가 있다. 앤드루 카네기는 자신이 어린 시절 제임스 앤더슨 대령의 개인 서고에서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을 계기로 자신이 받았던 도움을 후에 자신처럼 어려운 환경에 놓인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베풀고자 다짐하게 된다. “재산을 늘리려고 애쓰기보다는 매년 흑자를 자선 목적에 사용하고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닌 사업을 영원히 하지 않겠다”라는 부에 대한 그의 신조처럼, 36년 후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된 카네기는 도서관과 시민센터 건립을 위해 평생 재산의 90퍼센트에 달하는 금액을 기부했다. 도서관 건립은 ‘인류의 진보’에 대한 그의 비전이기도 했으며, 도서관과 같은 문화 기관이 노동자 계층을 성장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그는 굳게 믿었다.
“책을 읽으라.”
천사 가브리엘이 마호메트에게 주었던 가르침
인류가 창조한 가장 위대한 건축물인 도서관
문자의 탄생과 더불어 시작된 도서관은 역사를 거듭하면서 수많은 애서가로부터 건축되고 탈바꿈되면서 오늘날까지 쉬지 않고 번성하고 있다. 책을 향한 사람들의 끊임없는 갈망은 도서관이라는 인류가 창조한 가장 위대한 건축물을 탄생시켰다. 점토 서판과 파피루스 그리고 양피지에 이어 최초의 종이 표지 책이라 할 수 있는 중세 시대의 저렴한 소책자까지 제본 방식 역시 책에 대한 열정으로 선보인 결과물이다. 인류의 문명에 발전을 가하는 이러한 책들을 필요에 따라 선택해서 읽을 수 있는 방법 역시 책에 대한 사람들의 지속적인 욕구로부터 고안된 것이다. 광범위한 도서들을 관리하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서지학을 연구했으며, 도서관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멜빌 듀이의 혁신적인 십진법 또한 빛을 볼 수 있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집에서 5분 거리의 동네 도서관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 도서관에 얽힌 전 세계의 방대한 역사는 일일이 다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바구니와 도기 항아리에 보관되던 점토 서판이 한 국가의 명성을 높여주는 건축물로 그 공간과 범위가 확대된 것을 살펴볼 때, 도서관의 탄생이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지 체감하게 된다. 그리고 명망 높은 하나의 도서관이 만들어지기까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비롯한 인쇄술의 발달, 인문학의 시대로 불리는 르네상스 시대에 번창한 학회(아카데미)와 서점의 번성, 지금도 이어지는 도서 전시회의 개최, 현재의 타이포그라피와 캘리그라피가 있게 해준 중세 시대 서체 예술의 발달 등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시대의 얽힘이 있어야 했다. 책에 대한 확고한 취향과 애정을 가진 이들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각국의 도서관이 여실히 증명해내는 셈이다. 도서관은 문명이 거듭되고 역사가 바뀌어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단 하나의 공간이다. 그 공간에는 한 국가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고, 그것은 앞으로 살아갈 모든 이들에게 또 다른 역사를 이끌어가는 원천이 된다. 문자가 시작된 고대부터 전자책이 발달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책과 책을 위한 장소는 앞으로도 사람들을 열광시킬 것이다. 도서관은 영원히 존재해야 한다.
“가게 점원, 노동자, 여행자 그리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자 분투하는
모든 사람들 안에 불타오르는
첫 번째 야망은 바로
좋은 책을 소유하는 것과
그런 책을 계속 늘려 가는 것이다.
해가 가면서 점점 불어나는 서고는
청년의 인생을 명예롭게 할 것이다.
책을 갖는 것은 인간의 의무이다.
서고는 사치가 아니라 삶의 필수조건이다.”
헨리 워드 비쳐
“어떤 책은 음미해야 하고,
어떤 책은 꿀꺽 삼켜야 하며,
어떤 책은 꼭꼭 씹어서 소화시켜야 한다.”
프랜시스 베이컨
“우리는 지폐보다 필사본을 원했고,
금은보화보다는 고사본을 사랑했으며,
제멋대로 날뛰는 말보다는
날렵한 소책자를 더 좋아했다.
책에 대한 사랑은 우리를 완전히 도취시켜서
다른 세속적인 일에 대한 생각을 모두 버리게 하며,
오직 책을 소유하기를 바라는 황홀경에 바로잡힌다.”
리처드 드 베리
“책이 없으면 신은 침묵하고,
정의는 잠자며, 과학은 정체되고,
철학은 불구가 되며, 문학은 벙어리가 된다.
결국 책과 관련된 모든 것이 어둠 속에 잠긴다”
A. 바르톨리니
그것은 시간이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스코틀랜드 역사가 존 힐 버튼, 《북 헌터The Book-Hunter》
책과 사람 그리고 도서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에게 가장 영속적인 숭배 대상이 되는 ‘책’과 그 책들의 고유 공간인 ‘도서관’이 어떠한 역사를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 다양한 역사적 자료를 기록한 책이다. 책을 향한 인간의 지적 욕망은 시대를 불문하고 끓어올랐으며, 인간은 책의 숭고함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연구를 통해 오늘날의 도서관을 증축하기에 이른다. 역사적 전환점에 있어 인류에게 큰 의지가 되었던 장소인 도서관을 바탕으로 독서가 갖는 불멸의 힘을 재삼 설파한 이 책은 특히, 경제 위기의 시기에 왜 도서관 이용자 수가 늘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담은 질문과 그에 대한 결과를 토대로 책과 도서관이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지 고찰하게 한다.
글쓰기의 기원과 초창기의 기록을 시작으로 지역과 국가에 따른 도서관의 특징 등을 요약한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통시적 사관으로 도서관의 역사를 설명했으며, 후반의 4분의 1가량은 세계유수의 도서관을 개괄적으로 다뤘다. 최초의 도서관이 탄생한 역사부터 현재에도 각광받는 전 세계 주요 도서관의 역사는 물론이고, 고대부터 근대까지 많은 이에게 회자되는 역사적 인물들의 지독한 책 사랑과 그와 관련한 일화에 이어 책을 향한 소유욕에 얽힌 수많은 전쟁의 비화까지 담았다. 게다가 접하기 어려운 고대 기록물들의 이미지를 포함한 풍부한 삽화와 실사 등은 책의 완성도를 더했다. 100개의 일러스트와 80개의 컬러도판이 들어가 있어 고대부터 중세 등에 존재한 도서관 내부와 외관, 물품 등을 볼 수가 있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는 약 50개 정도의 세계 각국의 도서관을 실사와 함께 설명해 쉽게 접하기 어려운 타국의 도서관 문화를 보여준다.《도서관의 탄생》은 책과 사람과 도서관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로 애서가와 장서가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사람이 돈과 책을 동시에 사랑할 수는 없다.”
리처드 드 베리
“이 책들, 얼마나 큰 행복인가!
책은 우리를 절대 고갈시키지 않는 친구이다.
세상이 냉담하다고?
이곳은 아름다움과 달콤함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피난처이다.
이곳에서라면 근심을 잊을 수 있고 영혼도 쉼을 얻을 수 있다.”
헨리 M. 베일리 《도서관 사색》
오, 책!
아직 펼쳐보지도 않은 수많은 책들이 꽂혀 있는 저 광경을 보라.
그 어떤 아름다운 여인보다도 더 경이롭게 빛나는 저 책들을.
늘 내 목마름의 대상이 되는 저 책들을.
인류가 만든 가장 숭고한 건축물인 도서관에서
나, 쉼을 얻었노라
서가 사이에서 퀴퀴하게 묵은 종이 냄새를 맡으며
손때 묻은 낡은 종이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오늘을 살았고, 내일을 꿈꿨노라
인간, 책 그리고 도서관
이 세 단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으니.
대공황의 암흑기에 어느 애서가는 도처에서 벌어지는 비참한 상황을 보며 독서가 갖는 불멸의 힘에 대해 시의 적절한 논평을 남겼다. "지금은 책을 버릴 때가 아니다. 집을 버리고 유럽 여행을 취소하고 승용차를 포기하더라도. 책은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우리를 위로하고 다시 기쁨을 안겨줄 것이다. 은행과 문명이 이미 파괴되었고 정부가 위험에 처했으며 모든 사람이 바보가 되었다는 것까지도 책이 알려줄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책과 함께 해야 하지 않겠는가?"
니콜라스 A. 바스베인스
도서관은 인류의 집단적인 기억이다.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선조가 후대에 알리거나 계몽하기 위해 기록하고 보존해야 할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하소설과도 같다. 따라서 모든 도서관은 다음 세대가 이 도서관의 내용물을 이용할 것이라는 신념의 결과물이다.
도널드 G. 데이비스 주니어
이 책은 그동안 발간된 도서관사에 관한 도서들 중에서도 감히 압권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동안의 역사적 공백을 채우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다른 도서관 관련 책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사진 자료는 전공자와 비전공자 모두에게 도서관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데 일조할 것으로 확신한다. 게다가 동서고금의 도서관사를 친절하게 한 권으로 엮은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도서관협회 회장 남태우
“인간은 영면하고 그의 육체는 땅에 묻히며,
동시대 사람들도 모두 이승을 떠난다.
그러나 글로 쓰인 말은 그에 대한 기억이 되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책이 집이나 무엇보다 낫다.
책은 성이나 사원의 돌기둥보다 더 아름답다.”
고대 이집트의 시
이집트와 페르가몬의 도서관 경쟁으로 탄생한 양피지
최초의 도서관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기원전 3천 년경, 메소포타미아의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부터 아프리카 나일 강 유역에 걸친 서남아시아의 비옥한 농경 지대에서 최초로 글쓰기라는 개념이 시작되었다. 동시에 이 지역이 바로 초기의 도서관들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가장 오래된 도서관으로는 시리아 남부에 있는 에블라 유적에서 발굴되었다. 기원전 2500년대의 상업 중심지였던 에블라의 도서관은 두 번에 걸쳐 파괴되었는데 복구되었던 첫 번째와는 달리 두 번째로 파괴된 기원전 1650년경에는 그대로 모래 속에 잠겨 버렸다. 이후 1970년대에 고고학자들에 의해 쐐기문자가 새겨진 2만여 개의 점토 서판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에블라 도서관의 전설은 사실로 판명되었다. 이후에는 오늘날처럼 수많은 항목을 목록화한 최초의 도서관 형태를 띤 니네베 도서관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등이 건축되었다. 고대의 도서관은 통치자의 책에 대한 집착 수준의 애착과 더불어 우후죽순으로 번성하기에 이른다. 여기에 재미있는 역사가 하나 더해진다. 점토서판에 이어 초기의 책 형태를 지닌 파피루스와 양피지에 관한 비화이다. 이집트의 자부심이기도 했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경쟁국인 페르가몬에 새로 생긴 도서관 때문에 명성에 도전을 받게 되자, 파피루스를 생산하던 이집트는 결국 페르가몬에 수출을 거부하게 된다. 페르가몬은 어쩔 수 없이 파피루스를 대용할 만한 매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해야만 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송아지, 양, 염소 등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양피지이다.
“드디어 끝났구나!
녹초가 된 내 손도 이제 쉴 수 있겠네.”
중세시대, 어느 필경사의 후기
시대의 현명한 필경사여, 그대 이름 영원하라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창조되기 전까지 필경사는 책과 도서관이 번성하는데 무엇보다 중추적인 역할이었다. 그 노고는 이루 말할 수가 없어서 필경사들은 필사가 끝낸 뒤 책의 마지막 여백에 그들의 고생을 토로하는 구절을 남기기도 했다. 필경사의 필사 임무는 특히 까다로웠기 때문에 무엇보다 세심함과 긴 시간 버틸 수 있는 지구력을 요했다. 오늘날 전 세계의 스테디셀러로도 언급되는 성경은 필사하는 데 무려 15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되는 것은 물론이고 잡담도 허용되지 않은 필사실 안에서 필경사들은 온 정신을 집중해 필사에만 매달려야 했다. 나아가 베네딕트회 수도원의 필사실은 침묵으로 그들의 신앙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수도원의 필사실에서 들리는 유일한 소리는 펜이 긁히는 소리, 간헐적으로 들리는 기침 소기 혹은 의자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뿐이었다. 저녁 종이 울리면 필경사들은 나가서 식사와 기도를 하고 마침내 잠자리에 들었으며, 동 트기 전에 아침 종이 울리면 일어나서 다시 필사실로 가 조용한 필사 작업을 시작했다. 안식일을 제외하고 매일 같은 일과를 보내야 했던 필경사들의 모습은 흡사 현대의 출판사 편집자의 일상과도 유사하다. 물론 당시에는 양피지 낱장을 신중하게 자르는 일에서부터 페이지를 제본하고, 표지를 씌우는 작업 등 책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필경사의 손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편집, 인쇄, 제본 등이 분업화 된 요즘의 책 공정과는 차이가 있지만 책이라는 하나의 물성이 사람의 정신과 육체의 장인 정신에 가까운 노력으로 비로소 독자에게 제공된다는 점에서는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정직한 친구여, 이 책을 훔치지 말라.
그랬다간 교수형을 면치 못하리라.
네가 죽으면 신께서 물으시겠지.
네가 훔친 그 책은 어디에 있지?”
책 도둑을 향한 저주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
두 독서광의 기이한 운명적 조우를 유머러스하게 펼쳐놓은 클라스 후이징의 장편소설 《책벌레》(1994)에는 책을 향한 지독한 애정으로 도둑을 일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러한 인물은 비단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실은 고대부터 책 도둑은 빈번하게 들끓었고, 전쟁을 통한 최고의 전리품이 책일 정도로 책에 대한 소유욕은 과거부터 그 정도가 심상치 않았다. 책의 저주는 도서관이 등장하던 시기부터 시작되었는데, 도서관 사서는 책 도둑을 살인자 혹은 신성 모독자와 다름없이 취급했으며 그들에게 최악의 벌이 내려지기를 원했다. 책 도둑으로 골머리를 앓던 중세 시대에는 책 도둑을 향한 저주를 곳곳에 붙여놓았으며, 도서관에서는 가장 많이 이용되는 책들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책을 책상과 독서대에 묶어 놓기도 했다. 책의 저주는 대체로 필경사들이 책의 마지막 장에 첨가했는데, 누구든 책을 훔치는 사람에게는 영원한 파멸 또는 오랜 육체적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내용이었다. 고대 도서관 사서들은 책 도둑과 문화 예술의 파괴자에 대해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그리스, 로마 신들의 격노가 임하기를 기원했다.
바빌로니아에서는 파피루스를 재사용하기 위해 원래의 내용을 지우는 사람들을 협박하는 다음과 같은 글귀를 적기도 했다. “나부와 마르두크의 신의 이름으로, 내용을 지우지 말라!” 고대의 한 글에서는 빌린 책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빌려주는 경우, 처참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저주하기도 했다. “‘이 책’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사람에게는 바빌론의 모든 신이 저주를 내릴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도서관을 보호하기 위해 유명한 저주를 내리기도 했는데 “이 책을 훔치거나 빌렸다가 돌려주지 않는 자의 손에서 책은 뱀으로 변해 그를 갈기갈기 찢어 놓으리라. 그의 몸은 마비되고 손발은 모두 잘려 나가리라. 은총을 갈구하며 울부짖을지라도 죽음에 이를 때까지 고통은 멈추지 않을 것이며 서서히 쇠약해지리라. 책벌레가 그의 내장을 갉아먹고 지옥의 불꽃이 그를 영원히 태워 버리리라.” 성경에도 역시 이러한 저주가 수록되어 있다. 마지막 권인 <요한계시록>을 완성한 필경사는 그 내용을 변경하는 사람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끝을 맺었다. “이 책에 나오는 예언의 말을 읽는 모든 사람에게 경고한다. 누구든 내용을 덧붙이는 자에게는 이 책에 쓰인 재앙이 임할 것이며, 누구든 이 예언서의 내용을 삭제하는 자에게는 삶의 열매가 제거될 것이다.”
“돈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나는 책부터 산다.
그리고 남는 돈으로 음식과 옷을 산다.”
에라스뮈스
대형 국립 도서관으로 탈바꿈 한 개인 서고들
아슈르바니팔의 서재가 최초의 도서관이었던 것처럼 오늘날 각국에 우뚝 선 최고의 도서관들은 부를 지닌 애서가들의 개인 서고가 그 초석이었다. 14세기에서 15세기 사이, 엄청난 부를 축적한 귀족과 권세 있는 상인 계급 중 일부 애서가들은 장서를 모으기 위해 재산을 투자했다. 이탈리아의 주요 장서가 중 한 명이 페데리코 다 몬테펠트로 공작은 자신이 살던 우르비노에 값비싼 양피지에 글을 쓰는 필경사를 수십 명이나 고용했으며, 세밀화가에게 채색을 맡기고 후에 은으로 장신된 진홍색 표지로 제본을 해서 서가에 꽂았다. 피렌체의 엄청난 부자였던 메디치 가 사람들 역시 채색 사본에 깊은 애정을 보였는데, 양피지에 인쇄된 귀중한 책들을 구입한 후 피렌체에서 가장 솜씨 좋은 세밀화가에게 채색을 맡겼다. 이 두 인물 모두 당대에 가장 주목할 만한 도서관 설립자였다. 코시모는 피렌체에 있는 자신의 영지와 산마르코 인근 수도원에 도서관을 건립했는데 이 도서관이 이탈리아 최초의 공공 도서관이 되었다. 그 토대가 바로 피렌체에 있는 로렌티안 도서관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개인 서고의 기증뿐만 아니라 부를 축적한 애서가들은 공공 도서관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재산을 기꺼이 내놓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로 실업가이자 자선가인 앤드루 카네기가 있다. 앤드루 카네기는 자신이 어린 시절 제임스 앤더슨 대령의 개인 서고에서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을 계기로 자신이 받았던 도움을 후에 자신처럼 어려운 환경에 놓인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베풀고자 다짐하게 된다. “재산을 늘리려고 애쓰기보다는 매년 흑자를 자선 목적에 사용하고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닌 사업을 영원히 하지 않겠다”라는 부에 대한 그의 신조처럼, 36년 후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된 카네기는 도서관과 시민센터 건립을 위해 평생 재산의 90퍼센트에 달하는 금액을 기부했다. 도서관 건립은 ‘인류의 진보’에 대한 그의 비전이기도 했으며, 도서관과 같은 문화 기관이 노동자 계층을 성장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그는 굳게 믿었다.
“책을 읽으라.”
천사 가브리엘이 마호메트에게 주었던 가르침
인류가 창조한 가장 위대한 건축물인 도서관
문자의 탄생과 더불어 시작된 도서관은 역사를 거듭하면서 수많은 애서가로부터 건축되고 탈바꿈되면서 오늘날까지 쉬지 않고 번성하고 있다. 책을 향한 사람들의 끊임없는 갈망은 도서관이라는 인류가 창조한 가장 위대한 건축물을 탄생시켰다. 점토 서판과 파피루스 그리고 양피지에 이어 최초의 종이 표지 책이라 할 수 있는 중세 시대의 저렴한 소책자까지 제본 방식 역시 책에 대한 열정으로 선보인 결과물이다. 인류의 문명에 발전을 가하는 이러한 책들을 필요에 따라 선택해서 읽을 수 있는 방법 역시 책에 대한 사람들의 지속적인 욕구로부터 고안된 것이다. 광범위한 도서들을 관리하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서지학을 연구했으며, 도서관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멜빌 듀이의 혁신적인 십진법 또한 빛을 볼 수 있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집에서 5분 거리의 동네 도서관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 도서관에 얽힌 전 세계의 방대한 역사는 일일이 다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바구니와 도기 항아리에 보관되던 점토 서판이 한 국가의 명성을 높여주는 건축물로 그 공간과 범위가 확대된 것을 살펴볼 때, 도서관의 탄생이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지 체감하게 된다. 그리고 명망 높은 하나의 도서관이 만들어지기까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비롯한 인쇄술의 발달, 인문학의 시대로 불리는 르네상스 시대에 번창한 학회(아카데미)와 서점의 번성, 지금도 이어지는 도서 전시회의 개최, 현재의 타이포그라피와 캘리그라피가 있게 해준 중세 시대 서체 예술의 발달 등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시대의 얽힘이 있어야 했다. 책에 대한 확고한 취향과 애정을 가진 이들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각국의 도서관이 여실히 증명해내는 셈이다. 도서관은 문명이 거듭되고 역사가 바뀌어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단 하나의 공간이다. 그 공간에는 한 국가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고, 그것은 앞으로 살아갈 모든 이들에게 또 다른 역사를 이끌어가는 원천이 된다. 문자가 시작된 고대부터 전자책이 발달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책과 책을 위한 장소는 앞으로도 사람들을 열광시킬 것이다. 도서관은 영원히 존재해야 한다.
“가게 점원, 노동자, 여행자 그리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자 분투하는
모든 사람들 안에 불타오르는
첫 번째 야망은 바로
좋은 책을 소유하는 것과
그런 책을 계속 늘려 가는 것이다.
해가 가면서 점점 불어나는 서고는
청년의 인생을 명예롭게 할 것이다.
책을 갖는 것은 인간의 의무이다.
서고는 사치가 아니라 삶의 필수조건이다.”
헨리 워드 비쳐
“어떤 책은 음미해야 하고,
어떤 책은 꿀꺽 삼켜야 하며,
어떤 책은 꼭꼭 씹어서 소화시켜야 한다.”
프랜시스 베이컨
“우리는 지폐보다 필사본을 원했고,
금은보화보다는 고사본을 사랑했으며,
제멋대로 날뛰는 말보다는
날렵한 소책자를 더 좋아했다.
책에 대한 사랑은 우리를 완전히 도취시켜서
다른 세속적인 일에 대한 생각을 모두 버리게 하며,
오직 책을 소유하기를 바라는 황홀경에 바로잡힌다.”
리처드 드 베리
“책이 없으면 신은 침묵하고,
정의는 잠자며, 과학은 정체되고,
철학은 불구가 되며, 문학은 벙어리가 된다.
결국 책과 관련된 모든 것이 어둠 속에 잠긴다”
A. 바르톨리니
목차
추천사 4
감사의 말 14
1. 책 이전의 책_고대의 도서관 19
2. 책의 시대_중세 전기 유럽의 도서관 41
3. 서점과 대학의 탄생_중세 후기 유럽의 도서관 61
4. 학회의 창설_르네상스에서 종교개혁까지 79
5. 도서 전시회의 시작_도서관의 황금기 103
6. 동방의 책_아시아와 이슬람 1 125
7. 책의 사람들_아시아와 이슬람 2 143
8. 신대륙의 발견_식민지 시대 북미의 도서관 167
9. 국회 도서관의 설립_미국 초기의 도서관 187
10. 도서관 운동_사서 총회의 시작 207
11. 서지학의 발달_지식의 재구성 231
12. 오늘날의 책_도서관, 사서 그리고 미디어 센터 255
13. 세계의 도서관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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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