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행본Big world, small planet abundance withn planeitary boundaries
지구 한계의 경계에서 환경보호와 인류 번영을 함께 도모하다
- 발행사항
- 서울 : 에코리브르, 2017
- 형태사항
- 288 p. : 사진, 도표 ; 22 cm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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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 | E207574 | 대출가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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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U는 얼마 전 자신들의 ‘관할수역’에서 최첨단 어선들을 몰아내기 위해 어획 정책을 개정했다. 하지만 그 어떤 정치 지도자도 자기네들이 세계 최악의 에볼라 바이러스 발발과 관련될지도 모를 일련의 사건을 촉발하고 있다는 것을 미리 점치지는 못했다. 사태의 전말은 이랬다. EU가 어획 가능한 한도를 전보다 빡빡하게 바꾸자 국제 어선들은 서아프리카 연안으로 자리를 옮기는 식으로 대처했다. 그들은 엄청난 양의 어류를 마치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이듯 ‘닥치는 대로 잡아들였다’. 서아프리카 연안은 기후 변화, 오염 그리고 어장의 부실한 관리로 진즉부터 맹그로브 숲, 잘피 밭, 산호초가 망가져가고 있었다. 이런 효과들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아프리카 어부들의 어획고가 곤두박질쳤다. 식량 부족에 내몰린 그들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대체물로서 점차 야생동물 고기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그 결과 지역의 교역 패턴이 달라졌으며, 사냥꾼들은 동물원성(動物原性) 감염병의 주원천인 침팬지 등 숲 거주 동물을 더 많이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라이베리아, 세네갈, 기니, 나이지리아 등지에서 에볼라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한 어린이가 숲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동물의 도살육을 접촉하고부터였을 가능성이 있다. 하나의 영향력이 일파만파 퍼져나가는 상호연관된 세상에서 살아가느니만큼 그 어린이는 다른 사람에게 병을 퍼뜨렸을 것이다. EU의 입법부 건물을 서아프리카의 숲과 격리하는 것이 더는 불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인류가 새롭게 창출해낸 시대, 즉 인류세에서는 인간이 9가지 지구 한계 과정들을 통해 지구에 무지막지한 압박을 가한다. 이 사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지역 차원에서 일어난 일은 지구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역으로 지구 차원의 변화는 지역 문제에 관여한다. 이것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치 않다. 우리는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면 모든 차원의 상호작용이 뜻하지 않은 결과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끔찍한 일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것 같아 경고 차원에서다.
감히 말한다. 《침묵의 봄》 이후 최고의 환경책이라고
최근 인간이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느니 인공지능에 인간이 지배당한다느니 하는 우려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지구 말고 인간이 살 만한 행성을 찾아나서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들려온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지구가 건강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거나 그것도 아니면 지구가 병들었음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중요한 바는 이런 모든 것들은 인간이 저지른 일이라는 사실이다. 즉 인간 스스로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 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인간이 아프리카 일부에만 몰려 있다가 지구 전체로 확산되어 살게 된 것은 불과 1만 년 전부터 지구 기후가 간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이 바로 인간이 살기에 기후가 가장 적합한 홀로세다. 저자에 따르면 이때부터 아무리 기후가 변덕스러웠다 하더라도 기온 변화가 섭씨 1도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장구한 지질시대의 극히 일부인 인류사에서 인류가 맞이한 최고의 환경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질시대, 홀로세다. 빙하기와 간빙기를 오가던 지구가 지금으로부터 약 1만 년 전 추운 빙하기에서 벗어나 놀랄 만큼 안정된 간빙기 환경에 접어든 것이다. 인류가 살아가기에 최적화된 조건이다. 저자 요한 록스트룀과 마티아스 클룸은 “홀로세의 시작은 인류를 위한 멋진 쇼핑몰을 세운 것에 비견되는 지구 버전의 일대 사건이었다. 우리는 갑자기 숲, 초원, 어자원, 포유류, 박테리아, 공기의 질, 얼음 덮개, 기온, 담수의 이용 가능성, 비옥한 토양 따위가 두루 안정적인 균형을 갖춘 결과 믿음직스런 재화·서비스의 원천을 손에 넣었다.” 즉 지금 인류는 자신의 번영과 안녕을 홀로세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의 말에 따르면, “인류 문명에게 에덴동산이나 마찬가지인 홀로세는 기실 70억이 넘는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리고 현대사회를 지탱해줄 수 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의 ‘유일한’ 상태다”.
이런 글을 앞부분에 인용한 것은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홀로세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금 홀로세 상태에 우리 인간들은 어떠한 일을 저질렀는가를 간단하게 살펴보자. 다시 말해 제멋대로 저만의 지질시대, 즉 ‘인류세’를 힘차게 열어젖힌 인간들이 지구에 해놓은 사실들을 살펴보아야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낼 것이 아닌가?
산업혁명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인간에 의한 지구 파괴는 1950년대부터 가속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가장 가공스러운 세 가지는 기후변화와 질소와 인의 과부하와 생물다양성 손실이라고 강조한다. 이 세 가지는 이미 지구 한계를 넘어섰다고 단언한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기후 상황을 살펴보자.
2014년은 거의 틀림없이 전 지구적 기후 위기를 겪은 중대 시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결정적인 수준인 400ppm에(즉 모든 온실 가스 농도가 450ppm) 다다른 해였기 때문이다. 정치 지도자들은 일반적으로 온실가스 농도 400ppm이 지구 기온 섭씨 2도 상승에 상응하리라는 생각을 받아들여왔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보여준 바와 같이, 그리고 우리의 지구 한계 연구가 강력하게 뒷받침해주는 바와 같이, 이것은 매우 낙관적인 가정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위험 분석에 따르면, 우리가 지구 기온 섭씨 2도 상승을 피하려면 대기중의 온실 가스 농도를 그보다 더 낮은 상태로 안정화해야 한다. 하여간 섭씨 2도 상승은 기후 변화의 한계로서, 그 선을 건너가면 파멸적인 티핑 포인트를 건드릴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2013년에 지구탄소배출량이 360억 톤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15년에는 400억 톤 고지를 넘어섰다고 한다. 이런 속도라면 실제로 세기 말쯤에는 섭씨 4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뉴욕이나 시드니 같은 도시를 보존하는 일은 고사하고 인류를 어떻게 먹여 살려야 할지부터가 막막해진다. 그런데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이런 평가마저 보수적인 것임을 유념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생물권의 거대한 탄소싱크에 힘입어 지구가 계속 복원력을 지닐 테고 티핑 포인트는 없다는 낙관적인 가정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나큰 재앙을 촉발할 위험(급작스런 지구 차원의 변화로 치닫는 문턱 값을 넘어설 위험)은 비단 기후 시스템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우리는 숱한 경험적 증거를 통해 지역의 호수와 숲, 산호초에 이르는 수많은 생태계 역시 티핑 포인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랫동안 안정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던 생태계가 느닷없이 또 다른 상태로 뒤바뀔 수 있는 것이다.
열대우림을 예로 들어보자. 열대우림은 삼림벌채나 기후 변화로 인해 압박을 받으면 갑자기 사바나로 달라져서 그렇게 새로운 상태로 자리를 잡게 된다. 하나의 생태계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려면 그 상태를 강화하는 되먹임이 필요하다. 열대우림의 경우, 그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되먹임은 방대한 천개(canopy)에 힘입은 수분과 강수의 자기 생성이다. 그런데 나무를 잘라내어 열대우림의 천장이 군데군데 뚫리고 온도가 높아지면 그 시스템은 서서히 메말라간다. 또한 복원력도 사라진다. 결국 열대우림 시스템은 문턱 값을 넘어서는 지점에 이르고, 이제 되먹임도 수분을 생성하는 데에서 메마름을 자기 생성하는 쪽으로 급선회한다. 갑자기 열린 천개 사이로 건조한 공기가 흐르게 되면 전에 그 시스템이 머금고 있던 수분이 증발한다. 나무뿌리가 수분을 덜 끌어올리게 되면서 비도 덜 만들어진다. 메마름을 자기 생성하는 열대우림 시스템은 사바나 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한 생태계의 복원력에 기여하면서 그 생태계의 현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생물다양성일 것이다. 먹이사슬 생태계 전체는 상어, 늑대, 사자, 대구 같은 최상위 포식자들, 혹은 파랑비늘돔, 쥐돔 같은 방목식자들이 사라지면 순식간에 균형이 깨져서 그 생태계를 일시에 다른 상태로 내모는 티핑 포인트를 건드릴 수 있다. 같은 일이 지구 차원에도 적용된다. 생물다양성은 국지적 생태계를 규제하는 지구 한계로서 ‘아래로부터 위로’ 작용하지만, 여러 시스템들이 한꺼번에 전복되면 범지구적인 관심사로 떠오른다. 지구의 안전성은 수많은 생태계들의 안정성에 달려 있으며, 그 생태계들은 다시 토양 속의 박테리아에서 화분 매개자나 최상위 포식자에 이르기까지 상이한 역할을 담당하는 종들의 풍부함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2009년에 지구 한계에 관한 분석 결과를 내놓은 이래, 생물다양성은 ‘위로부터 아래로’ 작용하는 지구 차원의 티핑 포인트 구실도 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앤소리 바르노스키가 이끄는 국제 생태학자 집단이 최근 분석을 통해 내놓은 증거에 따르면, 만약 우리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생물다양성을 잃어간다면 이번 세기 중엽쯤 지구 차원의 티핑 포인트와 마주할 가능성이 짙다고 한다. 인구 증가, 광범위한 자연 생태계의 파괴, 기후 변화와 같은 압박이 한데 어우러지면 지구의 생물권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 쪽으로 치달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지구의 농업 시스템을 상당 부분 붕괴시킬 수 있다. 토양 생산성은 미생물 무리에 씨앗이나 과실의 발달은 화분매개자에 기대는 데서 보듯이, 농업 시스템은 종들이 균형 있게 공존하는 상태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적절하게 대비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지구 차원의 티핑 포인트는 놀라우리만큼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 결과 가운데 하나가 스스로를 부양하는 인간의 능력 감소다.
그러면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들은 인류의 막대한 영향력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낸 비공식적 개념, 인류세를 통해 인류가 지구에 가하는 압박의 규모를 이해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상의 모든 중등학교 교실이 과거의 지질학 도표를 찢어버리고 인류세를 포함하는 새로운 지질학 도표로 바꿔 걸기만 해도 이미 절반은 끝난 셈”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여러 활동을 통해 홀로세에서 벗어나 ‘나쁜’ 인류세에 접어들어 파멸에 이르게 내버려두지 않으려면, 즉 ‘홀로세 비슷한’ 조건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들은 이 질문에 지구 한계 내에 머물면서 홀로세를 넘어서는 티핑 포인트를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고 답한다. 안전한 지구 한계 내에서 살아가려면 안전한 지구 한계가 정확히 어디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저자들은 홀로세를 우리 미래의 준거점을 활용하여 지구를 바람직한 상태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지구 한계를 과학적으로 수량화했다. 이렇게 얻어낸 결과물이 기후변화, 성층권 오존층의 파괴, 생물다양성 손실, 화학물질에 의한 오염, 해양 산성화, 담수 소비, 토지 이용의 변화, 질소와 인에 의한 오염, 대기오염 혹은 에어로졸 부하가 이 9가지 지구 한계다. “인간에게 초래될 재앙을 피하려면 이른바 ‘지구 한계’라는 개념을, 우리가 뜻하지 않게 벼랑 아래로 굴러떨어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난간과 같은 것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구불구불한 길가에 난간이 세워져 있다고 해서 운전자의 속도가 느려지지 않듯이 위험 한계도 성장이나 발전을 저해하지는 않는다. 다만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마련되어 있을 따름이다.
저자들은 지구 한계 내에서 혁신을 추구함으로써 ‘한계 내 성장’을 얼마든지 ‘좋은’ 인류세에서 번영을 구가할 수 있노라고 낙관한다. “산적한 세상의 문제들을 타개할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은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하며, 미래에는 기회도 많다”는 것이다. 현세대 그리고 후세대의 모든 이들이 ‘홀로세 비슷한’ 풍요롭고 윤택한 삶을 영위하는 세상, 이것이 우리가 꿈꾸는 미래이다. 그저 일부 선진국의 국민들이나 가난한 나라의 부유한 이들만이 홀로세의 과실을 독점하는 세상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이들이 더불어 좋은 삶을 누리는 세상 말이다. 이에 따라 인류의 고민 역시 점차 인류 공영, 지구 환경 보존, 전 세계의 기아 탈피 및 질병 예방 등 범지구적이고 이타적인 것으로 달라지고 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좋은’ 인류세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역설하면서 거기에 다가가는 희망적인 방안들을 다각도로 소개한다.
이런 끔찍한 일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것 같아 경고 차원에서다.
감히 말한다. 《침묵의 봄》 이후 최고의 환경책이라고
최근 인간이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느니 인공지능에 인간이 지배당한다느니 하는 우려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지구 말고 인간이 살 만한 행성을 찾아나서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들려온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지구가 건강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거나 그것도 아니면 지구가 병들었음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중요한 바는 이런 모든 것들은 인간이 저지른 일이라는 사실이다. 즉 인간 스스로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 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인간이 아프리카 일부에만 몰려 있다가 지구 전체로 확산되어 살게 된 것은 불과 1만 년 전부터 지구 기후가 간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이 바로 인간이 살기에 기후가 가장 적합한 홀로세다. 저자에 따르면 이때부터 아무리 기후가 변덕스러웠다 하더라도 기온 변화가 섭씨 1도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장구한 지질시대의 극히 일부인 인류사에서 인류가 맞이한 최고의 환경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질시대, 홀로세다. 빙하기와 간빙기를 오가던 지구가 지금으로부터 약 1만 년 전 추운 빙하기에서 벗어나 놀랄 만큼 안정된 간빙기 환경에 접어든 것이다. 인류가 살아가기에 최적화된 조건이다. 저자 요한 록스트룀과 마티아스 클룸은 “홀로세의 시작은 인류를 위한 멋진 쇼핑몰을 세운 것에 비견되는 지구 버전의 일대 사건이었다. 우리는 갑자기 숲, 초원, 어자원, 포유류, 박테리아, 공기의 질, 얼음 덮개, 기온, 담수의 이용 가능성, 비옥한 토양 따위가 두루 안정적인 균형을 갖춘 결과 믿음직스런 재화·서비스의 원천을 손에 넣었다.” 즉 지금 인류는 자신의 번영과 안녕을 홀로세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의 말에 따르면, “인류 문명에게 에덴동산이나 마찬가지인 홀로세는 기실 70억이 넘는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리고 현대사회를 지탱해줄 수 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의 ‘유일한’ 상태다”.
이런 글을 앞부분에 인용한 것은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홀로세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금 홀로세 상태에 우리 인간들은 어떠한 일을 저질렀는가를 간단하게 살펴보자. 다시 말해 제멋대로 저만의 지질시대, 즉 ‘인류세’를 힘차게 열어젖힌 인간들이 지구에 해놓은 사실들을 살펴보아야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낼 것이 아닌가?
산업혁명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인간에 의한 지구 파괴는 1950년대부터 가속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가장 가공스러운 세 가지는 기후변화와 질소와 인의 과부하와 생물다양성 손실이라고 강조한다. 이 세 가지는 이미 지구 한계를 넘어섰다고 단언한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기후 상황을 살펴보자.
2014년은 거의 틀림없이 전 지구적 기후 위기를 겪은 중대 시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결정적인 수준인 400ppm에(즉 모든 온실 가스 농도가 450ppm) 다다른 해였기 때문이다. 정치 지도자들은 일반적으로 온실가스 농도 400ppm이 지구 기온 섭씨 2도 상승에 상응하리라는 생각을 받아들여왔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보여준 바와 같이, 그리고 우리의 지구 한계 연구가 강력하게 뒷받침해주는 바와 같이, 이것은 매우 낙관적인 가정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위험 분석에 따르면, 우리가 지구 기온 섭씨 2도 상승을 피하려면 대기중의 온실 가스 농도를 그보다 더 낮은 상태로 안정화해야 한다. 하여간 섭씨 2도 상승은 기후 변화의 한계로서, 그 선을 건너가면 파멸적인 티핑 포인트를 건드릴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2013년에 지구탄소배출량이 360억 톤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15년에는 400억 톤 고지를 넘어섰다고 한다. 이런 속도라면 실제로 세기 말쯤에는 섭씨 4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뉴욕이나 시드니 같은 도시를 보존하는 일은 고사하고 인류를 어떻게 먹여 살려야 할지부터가 막막해진다. 그런데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이런 평가마저 보수적인 것임을 유념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생물권의 거대한 탄소싱크에 힘입어 지구가 계속 복원력을 지닐 테고 티핑 포인트는 없다는 낙관적인 가정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나큰 재앙을 촉발할 위험(급작스런 지구 차원의 변화로 치닫는 문턱 값을 넘어설 위험)은 비단 기후 시스템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우리는 숱한 경험적 증거를 통해 지역의 호수와 숲, 산호초에 이르는 수많은 생태계 역시 티핑 포인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랫동안 안정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던 생태계가 느닷없이 또 다른 상태로 뒤바뀔 수 있는 것이다.
열대우림을 예로 들어보자. 열대우림은 삼림벌채나 기후 변화로 인해 압박을 받으면 갑자기 사바나로 달라져서 그렇게 새로운 상태로 자리를 잡게 된다. 하나의 생태계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려면 그 상태를 강화하는 되먹임이 필요하다. 열대우림의 경우, 그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되먹임은 방대한 천개(canopy)에 힘입은 수분과 강수의 자기 생성이다. 그런데 나무를 잘라내어 열대우림의 천장이 군데군데 뚫리고 온도가 높아지면 그 시스템은 서서히 메말라간다. 또한 복원력도 사라진다. 결국 열대우림 시스템은 문턱 값을 넘어서는 지점에 이르고, 이제 되먹임도 수분을 생성하는 데에서 메마름을 자기 생성하는 쪽으로 급선회한다. 갑자기 열린 천개 사이로 건조한 공기가 흐르게 되면 전에 그 시스템이 머금고 있던 수분이 증발한다. 나무뿌리가 수분을 덜 끌어올리게 되면서 비도 덜 만들어진다. 메마름을 자기 생성하는 열대우림 시스템은 사바나 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한 생태계의 복원력에 기여하면서 그 생태계의 현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생물다양성일 것이다. 먹이사슬 생태계 전체는 상어, 늑대, 사자, 대구 같은 최상위 포식자들, 혹은 파랑비늘돔, 쥐돔 같은 방목식자들이 사라지면 순식간에 균형이 깨져서 그 생태계를 일시에 다른 상태로 내모는 티핑 포인트를 건드릴 수 있다. 같은 일이 지구 차원에도 적용된다. 생물다양성은 국지적 생태계를 규제하는 지구 한계로서 ‘아래로부터 위로’ 작용하지만, 여러 시스템들이 한꺼번에 전복되면 범지구적인 관심사로 떠오른다. 지구의 안전성은 수많은 생태계들의 안정성에 달려 있으며, 그 생태계들은 다시 토양 속의 박테리아에서 화분 매개자나 최상위 포식자에 이르기까지 상이한 역할을 담당하는 종들의 풍부함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2009년에 지구 한계에 관한 분석 결과를 내놓은 이래, 생물다양성은 ‘위로부터 아래로’ 작용하는 지구 차원의 티핑 포인트 구실도 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앤소리 바르노스키가 이끄는 국제 생태학자 집단이 최근 분석을 통해 내놓은 증거에 따르면, 만약 우리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생물다양성을 잃어간다면 이번 세기 중엽쯤 지구 차원의 티핑 포인트와 마주할 가능성이 짙다고 한다. 인구 증가, 광범위한 자연 생태계의 파괴, 기후 변화와 같은 압박이 한데 어우러지면 지구의 생물권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 쪽으로 치달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지구의 농업 시스템을 상당 부분 붕괴시킬 수 있다. 토양 생산성은 미생물 무리에 씨앗이나 과실의 발달은 화분매개자에 기대는 데서 보듯이, 농업 시스템은 종들이 균형 있게 공존하는 상태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적절하게 대비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지구 차원의 티핑 포인트는 놀라우리만큼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 결과 가운데 하나가 스스로를 부양하는 인간의 능력 감소다.
그러면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들은 인류의 막대한 영향력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낸 비공식적 개념, 인류세를 통해 인류가 지구에 가하는 압박의 규모를 이해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상의 모든 중등학교 교실이 과거의 지질학 도표를 찢어버리고 인류세를 포함하는 새로운 지질학 도표로 바꿔 걸기만 해도 이미 절반은 끝난 셈”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여러 활동을 통해 홀로세에서 벗어나 ‘나쁜’ 인류세에 접어들어 파멸에 이르게 내버려두지 않으려면, 즉 ‘홀로세 비슷한’ 조건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들은 이 질문에 지구 한계 내에 머물면서 홀로세를 넘어서는 티핑 포인트를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고 답한다. 안전한 지구 한계 내에서 살아가려면 안전한 지구 한계가 정확히 어디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저자들은 홀로세를 우리 미래의 준거점을 활용하여 지구를 바람직한 상태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지구 한계를 과학적으로 수량화했다. 이렇게 얻어낸 결과물이 기후변화, 성층권 오존층의 파괴, 생물다양성 손실, 화학물질에 의한 오염, 해양 산성화, 담수 소비, 토지 이용의 변화, 질소와 인에 의한 오염, 대기오염 혹은 에어로졸 부하가 이 9가지 지구 한계다. “인간에게 초래될 재앙을 피하려면 이른바 ‘지구 한계’라는 개념을, 우리가 뜻하지 않게 벼랑 아래로 굴러떨어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난간과 같은 것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구불구불한 길가에 난간이 세워져 있다고 해서 운전자의 속도가 느려지지 않듯이 위험 한계도 성장이나 발전을 저해하지는 않는다. 다만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마련되어 있을 따름이다.
저자들은 지구 한계 내에서 혁신을 추구함으로써 ‘한계 내 성장’을 얼마든지 ‘좋은’ 인류세에서 번영을 구가할 수 있노라고 낙관한다. “산적한 세상의 문제들을 타개할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은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하며, 미래에는 기회도 많다”는 것이다. 현세대 그리고 후세대의 모든 이들이 ‘홀로세 비슷한’ 풍요롭고 윤택한 삶을 영위하는 세상, 이것이 우리가 꿈꾸는 미래이다. 그저 일부 선진국의 국민들이나 가난한 나라의 부유한 이들만이 홀로세의 과실을 독점하는 세상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이들이 더불어 좋은 삶을 누리는 세상 말이다. 이에 따라 인류의 고민 역시 점차 인류 공영, 지구 환경 보존, 전 세계의 기아 탈피 및 질병 예방 등 범지구적이고 이타적인 것으로 달라지고 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좋은’ 인류세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역설하면서 거기에 다가가는 희망적인 방안들을 다각도로 소개한다.
목차
서문: 변화를 위한 협력
우리의 10대 핵심 메시지
1부 거대한 도전
1 새롭게 마주한 난관
2 지구 한계
3 크나큰 재앙
4 모든 것이 정점에 이르다
2부 사고의 대전환
5 죽은 지구에서 기업은 없다
6 혁신의 촉발
3부 지속가능한 해결책들
7 스튜어드십을 다시 생각하다
8 양방향 전략
9 자연에서 배운 해법
후기: 새로운 운동장
감사의 글
주요 출처와 추천 도서
옮긴이의 글: ‘좋은’ 인류세를 위한 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