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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Global climate and environment Narratives of students of political studies

기후, 환경, 그리고 우리: 정치외교학도들의 이야기

발행사항
서울 : 한양대학교출판부, 2023
형태사항
247p. ; 18cm
서지주기
각 장마다 참고문헌 수록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자료실E208137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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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208137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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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청구기호(출력)
    자료실
책 소개
2019년 12월, 한양대학교출판부에서 출간된 『대중의 국제정치학』의 서문에서 나는 이렇게 적었다. “국제정치는 너무 중요하기에 학자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 3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같은 생각을 한다. 아니, 오히려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글묶음을 가로지르는 큰 주제를 상기해보면 더욱 그렇다. 『기후, 환경, 그리고 우리 : 정치외교학도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금번 저서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위기와 환경문제를 핵심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이는 국제정치 “전문가”로 불리는 특정한 집단만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직업, 나이, 성별, 지역 등 인간사회의 모든 분절선들을 넘어 인류 전체의 문제이며, 우리 모두에게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는 문제이다. 지금, 여기, 그리고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하고 행동에 나서야 할 문제인 것이다. 물론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문제를 논하는 정부나 기업의 보고서 혹은 학자들의 연구문헌들은 이미 다수 출간된 바 있고, 그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와 교훈 역시 매우 크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학생들의 시선에서 분석하고, 학생들의 문제의식으로 해법을 찾아보고자 하는 시도는 찾아보기 매우 어렵다. 왜일까? 파급력, 전문성, 효용성 등 많은 이유를 댈 수 있을 것이다. 보다 근원적인 차원에서 나는, 학생을 지식의 생산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즉 학생은 강의실에서 지식을 습득하는 수용자라는, 통상적인 우리네 사회인식에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통념에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그리고 이 답은 2022년 11월 25일, 개최되었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모의국회” 축사에서 내가 한 말의 변용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이 주도하는 시민정치적 접근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에 의해 문제를 푸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세상이 바뀌려면 전문성이나 권력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이나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는 전통적인 시각이지요. 물론 학생주도의 프로젝트로 세상이 당장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그러한 시민정치적 고민과 행동 없이 바뀌는 세상도 없다는 것입니다.”
나는 지식의 생산자와 수용자 사이에 우리(한국) 사회가 주조해놓은 수직의 그 견고한 다리를 차근차근 허물어, 모두가 생산자이며 또한 모두가 수용자가 될 수 있는 얽힘의 지식장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그래서이다. 2019년 12월, 출간된 『대중의 국제정치학』 서문을 다시금 아래 덧붙인다. 지식생산의 시민적 주체로서 학생들의 저술작업은 2019년에도, 2023년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고, 당시 학생들과 함께 했던 나의 생각과 마음이 지금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는 너무 중요하기에 학자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라파엘 새뮤엘 Raphael Samuel 의 말이다. 무슨 뜻일까? 새뮤엘이 언급하고 있는 역사는 과거에 발생한 사건들의 집합으로써의 역사가 아니라 그러한 사건들에 대한 기억과 기록, 즉 서술로써의 역사를 말한다. 그리고 이것이 “너무나도 중요”한 이유는 역사서술이 과거에 대한 객관적 재현을 넘어 현재를 판단하고 나아가 미래를 조망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며, 이는 다양한 사회집단, 민족, 종교, 국가들 간의 ‘헤게모니’ 투쟁으로 종종 점화되곤 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역사서술에서 무엇을 포함하고, 무엇을 배제할 것인가, 라는 선택의 질문은 현실정치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헤게모니 투쟁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의 서술주체가 다양화되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으며, 새뮤엘이 역사를 ‘학자’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고 천명한 이유도 이것이다. 제도권(즉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역사를 전문적으로 전공하고 연구하는 역사’학자’들의 역사기록과 서술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나도 중요한” 역사를 충분히 포괄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특히, 국가중심, 권력자 중심의 통상적인 역사서술에서 배제되어 있거나 주변부로 내몰려 있었던 일반대중들은 헤게모니라는 장 자체에 발을 들여놓지도 못한 채, 그저 주어진 역사서술의 한 ‘객체’로 포섭되곤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바로 그 대중이 서술의 ‘주체’가 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대중에 의한, 대중을 위한, 대중의 역사서술이 요청되는 이유다. 구술사, 생애사, 마을사 등, 생활세계에 밀착한 역사서술과 역사재현이 제도권의 역사연구와 함께 활발히 진행되어야만 우리는 비로소 역사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국제정치학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국제정치는 너무 중요하기에 학자들에게만 맡겨 둘 수 없다!” 특히나 국제정치는 권력자들 간의 헤게모니 투쟁이 일국적 경계 내부에 머무르지 않고 전쟁, 분쟁, 경제위기, 기후위기 등 초국적 문제로 국경을 넘어 수많은 세계시민들의 일상에 직접적이며 나아가 존재론적인 영향을 끼치는 영역이다. 그럼에도 일반대중은 그저 제도권 학자들의 연구대상으로만 머물러 있다. 통상적인 국제정치연구서에서 사람과 시민은 잘 보이지 않는다. 국가(혹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소수의 정책결정자)만이 주요한 분석단위로 설정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나 국제정치가 갖고 있는 엄중한 일상적이고 세속적인 함의와 파급력을 다시금 상기해보면 연구와 서술의 주체가 학자에서 시민(대중)들로 좀 더 확장될 필요는 명확해진다.
안보를 예로 들어보자. 국제정치연구에서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안보는 국가중심이다. 즉 국가를 기본 단위로 하여 이들 간의 군사적 경쟁, 긴장, 위협, 충돌의 가능성 혹은 그것의 관리 및 통제라는 맥락에서 안보연구가 진행되는 측면이 크다. 그리고 여기서 안보제공자와 안보수혜자의 관계는 국가-국민으로 단순 일원화되곤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전통적인 안보연구에서는 개개인의 안보(불안)이 무엇이지 알기 어렵다. 그들은 무엇에 불안해 하며, 무엇에 공포를 느끼고, 또한 왜 그렇게 느끼는지, 이러한 질문들은 국가 중심적 안보연구에서 제기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개인이 일상에서 매일 느끼고 경험하는 두려움, 불안, 폭력의 종류, 정도, 범위는 매우 다르고 그에 대한 태도와 반응 역시도 매우 상이하다. 나아가 만약 모두가 ‘국가안보’가 안보의 핵심대상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국가안보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가치가 국가안보를 구성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개개인의 판단과 느끼는 감정은 바로 그 개개인이 어떤 상황과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 이러한 안보의 “맥락 구속성” 혹은 “위치구속성”을 고려할 때 안보연구는 국가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그리고 전쟁중심에서 일상과 평화중심으로 그 초점을 옮겨볼 필요가 있다. 결국에 안보란 존재자가 겪는 위협, 불안,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의미하며, 그러한 위협, 불안, 두려움은 시민대중들의 ‘삶과 터’에 따라 매우 상이하게 규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서에 실린 여섯 개의 장들은 바로 이처럼 국제정치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학계의 내부가 아닌 그것의 경계을 넘어 생활세계의 다양한 관점과 내러티브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공유한다. 요컨대 국제정치 지식생산주체의 확장을 앎과 실천의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모두의 실존적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기후위기와 지구환경이슈를 시민주체인 학생들의 시선으로 고민하고 학생들의 언어로 풀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제도권의 “전문가”들이 작성한 논문이나 저서와 비교해보면 본서에 실린 학생들의 글에 완성도가 부족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처럼 쓴다고 무조건 좋은 글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게 쓴다고 문제해결이 더 잘 된다고 보장할 수도 없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구생태계의 문제, 글로벌 환경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여기고, 내가 역능의 주체가 되어 지식의 생산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청년시민으로서, 또한 대중지식인으로서 본서를 작성한 김주혜, 류주연, 박지연, 이은서, 조수민, 한재승은 국제정치의 객체에서 주체로 한걸음 나아갔다고, 나는 믿는다. 물론 그들의 한걸음은 작아 보이고, 걸음의 속도는 더디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한 걸음들이 차곡차곡 쌓여 조금은 더 평등하고, 조금은 더 자유롭고, 조금은 더 창조적인 세계로 나아가는 길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걸어갈 우리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목차
서문 1 글로벌 기후환경정책의 주요 행위자 :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_류주연 2 기후위기대응에 관한 국제질서의 변동 : EU의 리더십과 한국에 시사점 _김주혜 3 서구 강대국 중심의 기후위기 담론의 맹점 _한재승 4 동북아 환경협력의 현황과 향배 _조수민 5 인간안보의 부상 : 국제적 연대와 합의에 관한 제언 _박지연 6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평화 담론으로써 민주주의와 탈식민주의 _이은서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