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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도서우리 시각으로 읽는 세계의 역사 3

역사 속의 소수자들

Minorities in history

발행사항
서울 : 푸른역사, 2009
형태사항
343 p. : 삽화, 초상 ; 23 cm
서지주기
색인수록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연구외도서G100066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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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번호
    G100066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연구외도서
책 소개
대중에게도 학계에서도 소외돼 있는 소수자 문제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도 그동안 무지와 무관심 속에 방치돼왔던 다양한 소수자 문제가 불어져 나오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 대한 집단 따돌림 문제,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에 대한 편견,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 국가보안법이 엄존하는 상황에서의 사상의 제약, 심지어는 철거민과 실업 문제까지 소수자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가까이 그리고 빈번하게 우리의 일상에서 마주치는 것이 되었다.
이런 시기에 푸른역사에서 ≪서양 문화사 깊이 읽기≫, ≪유럽중심주의 세계사를 넘어 세계사들로≫에 이어 ‘우리의 시각으로 읽는 세계의 역사’ 3탄으로 ≪역사 속의 소수자들≫을 펴냈다. 소수자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들은 드물다. 그만큼 소수자 문제는 학계에서도 소외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풍토에서 이 책은, 국내 역사학자들이 제목 그대로 ‘역사 속의 소수자들’이라는 컨셉 아래 동성애자, 성매매 여성, 재세례파, 아나키스트,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무슬림’ 등 다양한 소수자들의 모습을 담아 엮어낸 흥미진진한 저작이다.

소수자란 누구인가?
소수자란 누구인가? 소수자를 다음과 같이 정의 내릴 수 있다.


소수자란 타자화된 인간, 즉 한 사회의 공동체에 적을 두지 못하고 부유하는 무적자 또는 그 사회에 통합되지 못하고 주변화된 소외자를 일컫는다. 그래서 국가권력의 표준화로부터 배제된 사람으로서의 이러한 ‘소수자’ 개념은 근대의 산물이다. 소수자가 근대 이전에 없었다는 뜻이 아니라, 그러한 계층이 정치사회적으로 쟁점화되고 학문적으로 개념 정립되거나 담론화된 시기가 바로 근대라는 뜻이다. ‘소수성’이란 결국 권력과 표준으로부터 벗어난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 권력과 표준으로부터 벗어나 있기 때문에 소수자들에게는 정형화되고 틀에 맞춘 삶을 살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움이 있다. 비록 여러 가지 점에서 불편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긴 하지만 말이다. 더구나 다극화가 보편화된 포스트모던 시대에 표준이나 정통이라는 용어는 올바름이나 올곧음이라는 뉘앙스보다는 답답함과 무료함, 창의성 결여나 독창성 부족, 심지어 어딘지 모자란 듯한 느낌마저 준다. 그에 반해 소수성은 자유로움을 넘어 왠지 희소성, 독창성, 창조성 등의 함의를 담고 있다. 오늘날에 와서 소수자 또는 소수성이라는 말은, 조건과 상황에 따라서, 더 이상 부정적이거나 열등한 이미지가 아니라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온다(171~172쪽).

소수자는 무적자거나 소외자, 주류나 표준으로부터 배제된 자다. 또 소수자는 근대적 개념이다. 그런데 수적으로 적다는 의미에서 소수자라는 개념을 쓸 수 있지만, 일제 시기 한국인들이 수적으로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차별 대우를 받은 것처럼 주류 또는 지배 집단으로부터 차별 대우를 받는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소수자라는 개념은 인종, 민족, 성性, 경제력, 연령, 신체상의 장애, 사상 등으로 인해 부당하게 ‘차별’받을 때 쓰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소수자는 주류나 표준과 다르기에 앞에서 말한 대로 창조성과 독창성을 담지하고 있다. 이것 역시 우리가 소수자의 삶을 복권시켜야 할 한 가지 이유가 된다.
왜 ‘역사 속의 소수자들’인가?
다양한 역사 속의 소수자들을 살펴보는 이 책은 딱딱한 인문사회 서적이 아니다. 역사 속의 소수자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봄으로써 사실 이면에 감춰져 있는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런 가운데 우리의 시야가 트이며, 소수자 문제가 비단 역사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그러면 왜 ‘역사 속의 소수자들’인가? 그것은 우리도 언제, 어디서든 소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간은 누구나 한평생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없다는 점이다. 개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인간의 삶에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사회 소수자와 다수자가 달라질 수 있다. 누구나 사회 소수자가 될 수 있기에 사회의 보호도 필요한 것이다(259쪽).

따라서 이 책은 역사 속의 소수자들의 ‘얼굴’과 ‘목소리’에 주목함으로써 우리들도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줌과 동시에 오늘날 부당하게 차별받는 소수자들의 삶을 복권시키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려 한다.

역사 속의 소수자들은 누구인가?
구체적으로 역사 속의 소수자들은 누구인가? 먼저 1부에서는 ‘성적 소수자’들을 살펴본다.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의 동성연애자들>에서 곽차섭은 르네상스기 피렌체와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성행했던 남성 동성애 현상을 조명하며, 오늘날의 동성애와는 다르게 르네상스기의 동성애는 남성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고 남성성이라는 젠더적 정체성을 확인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을 밝혀준다. <슬픈 ‘몰리’/즐거운 ‘토미’: 근대 초 영국의 남녀동성애자들>에서 조승래는 17세기부터 18세기까지 영국에서 남녀동성애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설명하며, 근대국가가 산업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남성성을 강화하기 위해 남성 동성애자(몰리)들을 타자화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임병철과 정현백은 각각 르네상스기 피렌체와 20세기 전환기 독일에서의 성매매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르네상스 피렌체의 매춘여성과 매춘정책>에서는 피렌체 시 당국이 한편으로는 매춘을 근절시키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풍기단속청’을 창설하고 유곽을 설치함으로써 매춘을 필요악으로 받아들이는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태도를 지녔다는 점을 꼬집으며, 성매매 여성들이 남성 중심 문화가 필요로 하는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데 이용됐음을 보여준다. <산업사회의 성매매 여성들: 20세기 전환기 독일을 중심으로>에서는 당시 조사 자료를 통해 성매매 여성들의 생활환경이나 정서와 의식 세계를 역사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를 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기둥서방이 성매매 여성에게 일종의 보호자이자 정서적인 의존과 교감의 대상이었다는 색다른 사실 등을 알려준다.
2부에서는 주로 종교, 사상, 인종 등으로 인해 차별받은 집단이나 개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박준철과 최성철은 종교적인 요인으로 박해를 받은 집단과 개인을 다룬다. <‘영예로운 고립’: 재세례파가 지향한 교속 관계와 그 한계>에서 박준철은 루터파나 칼뱅파와 같은 프로테스탄트 주류세력들이 정치세력과 결탁하여 종교개혁운동을 성공적으로(?) 펼칠 수 있었던 데 반해 세속의 정부를 부정하며 교속 분립의 원칙을 고수했던 재세례파는 정치권력에 의해 무자비하게 탄압받은 사실을 지적하며, 재세례파가 역사의 패자로 전락하게 된 이유를 밝혀준다. 최성철은 <지적 소수자: 조르다노 브루노>에서 반기독교적 사상을 지녔다는 죄목으로 죽임을 당한 16세기 이탈리아의 사상가 조르다노 브루노의 생애와, 스피노자와 니체의 사상을 선취하는 그의 앞서간 사상들을 살펴봄으로써 지적 소수자가 지적 창조성과 독창성을 담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손세호와 김은석은 미국의 소수자 문제를 들여다본다. 손세호는 <사회적 소수자 중의 소수자: 흑인 노예제폐지론자 프레드릭 더글러스>에서 19세기 미국에서 노예의 몸으로 태어나 평생 노예제 폐지론자와 인권 운동가로서 헌신했던 프레드릭 더글러스의 생애를 들여다봄으로써 오늘날 미국에 흑인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게 된 데는 선구자들의 피와 땀이 있었음을 상기시켜준다. 김은석은 <독배를 든 미국의 아니키스트>에서 1986년 헤이마켓 사건으로 몰락한 19세기 미국의 아니키즘의 역사를 살펴보며, 오늘날 개인주의적 아나키즘 전통과 사회주의적 아나키즘 전통을 계승하여 시대 변화에 발맞추고 있는 자유지상주의적 아나키즘에 주목한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소수자의 정체성을 묻는다. 오흥식은 <아테네 제국주의와 노동자 계층 테테스>에서 아테네의 경제적 최하층 계층인 테테스가 아테네가 제국주의 국가로 변모하는 데 추진세력이었음과 동시에 아테네 제국주의의 수혜세력이었음을 밝혀준다. 박지현은 <사회 소수자와 권력 소수자의 경계인: 프랑수아 코티>에서 코르시카 출신이라는 사회 소수자로서 화장품 기업을 세워 성공해 권력 소수자가 된 뒤, 극우 정당을 창당해 파시스트로 변신하게 된 프랑수아 코티의 생애를 살펴본다. 이 글들은 우리들에게 소수자 개념은 유동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줌과 동시에 다양한 관점에서 소수자의 정체성을 논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김용우와 박단은 유대인 문제를 건드린다. <아우슈비츠의 ‘무슬림’>에서 김용우는 이탈리아의 철학자 아감벤이 개척한 길을 따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스스로도 포기하고 동료 수감자들도 포기한, 선과 악, 고귀함과 비천함, 지성과 무지를 구분할 의식의 공간마저 상실한 자다. 그는 비틀거리는 시체이며 극심한 고통에 빠진 육체적 기능들의 꾸러미다”라고 일컬어지는 ‘무슬림’을 통해 근대 민족국가에서 생명정치가 작동하는 방식을 파헤친다. 이 글은, 우리가 난민이나 외국인 노동자 같은 국가의 주권에서 벗어난 ‘호모 사케르’, ‘벌거벗겨진 생명’의 정체성에 대해 숙고해보록 만든다. 박단은 <현대 프랑스 사회의 유대인, 과연 소수자인가>에서 현 사르코지 대통령의 아들인 장 사르코지가 유대인 상속녀와 약혼하며 유대교로 개종하려는 것에 대해 풍자한 만평가가 반유대주의 혐의로 해고된 일명 ‘시네 사건’을 통해 프랑스 사회에서 유대인들은 수적으로는 소수이지만 ‘특권적 소수’에 속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목차

‘호모 섹수알리스로서의 인간’: 동성애자와 매춘여성
1.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의 동성애자들
2. 슬픈 ‘몰리’/즐거운 ‘토미’: 근대 초 영국의 남녀 동성애자들
3. 르네상스 피렌체의 매춘여성과 매춘정책
4. 산업사회의 성매매 여성들: 20세기 전환기 독일을 중심으로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다’: 시대를 거스른 사상가와 행동가
5. ‘영예로운 고립’: 재세례파가 지향한 교속 관계와 그 한계
6. 지적 소수자: 조르다노 브루노
7. 사회적 소수자 중의 소수자: 흑인 노예제폐지론자 프레드릭 더글러스
8. 독배를 든 미국의 아나키스트들

‘당신은 어떤 존재인가’: 경계에 선 비소수적 소수자
9. 아테네 제국주의와 노동자계층 테테스
10. 사회 소수자와 권력 소수자의 경계인, 프랑수아 코티
11. 아우슈비츠의 ‘무슬림’
12. 현대 프랑스 사회의 유대인, 과연 소수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