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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도서retreat of the elephants an environmental history of China

코끼리의 후퇴: 3000년에 걸친 장대한 중국 환경사

발행사항
파주 : 사계절, 2011
형태사항
909 p. : 삽화 ; 24 cm
서지주기
참고문헌(p. 878-896)과 색인수록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연구외도서G100568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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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번호
    G100568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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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청구기호(출력)
    연구외도서
책 소개
3000년이라는 장구한 기간에 이르는 중국 환경사에 관한 위대한 역작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경파괴를 다룬 다큐멘터리와 보도를 접할 때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문제가 나날이 심각하다는 것에 위기의식을 느낀다. 최근 들어 중국의 건조화가 심해져 사막이 확장되고 이에 따라 모래 유입이 확대되어 황사黃砂라는 자연재해 발생이 잦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의 사막과 황사 현상은 인간의 활동이 증가된 역사시대에 이르러 크게 늘어났으며, 인간에 의한 삼림 파괴와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경작지 개간의 확대가 사막화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진단한다. 도대체 역사시대의 중국에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던 것일까?
중국사 분야에 독보적인 학자로 정평이 나 있으며, The Pattern of the Chinese Past (1973, 한국어판 『중국 역사의 발전 형태』, 1989)로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영국 출신의 마크 엘빈은 수천 년 동안 벌어진 중국의 자연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물로, 중국 고대 시기 상商 왕조에서부터 전前근대 시기 청淸 왕조까지 무려 3000여 년에 걸친 중국 환경사를 다룬 『코끼리의 후퇴The Retreat of the Elephants: An Environmental History of China』라는 대작을 2004년 예일 대학 출판부에서 출간하였다. 이 책이 출간되자 서구사회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매우 극소수의 역사학자들만이 이룩한 학술적 성과물이라는 칭송과 함께 매력적이고도 경이로운 역작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 찬사에 걸맞게 출간 당시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중국사 전공자들에게 주목받는 이 책은 매우 치밀하게 중국의 문학, 정치, 종교, 과학, 지역사, 지리학, 식물학, 동물학 등을 동원하여 인간과 자연의 충돌 과정과 상호작용을 분석·설명한다. 이처럼 중국 환경사에 관련된 모든 주제를 망라하고 있는 이 책은 환경사 연구와 방법론을 위한 종합교과서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중국 땅에서 벌어진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역사적 탐구

우리에게 아직은 낯선 분야로 느껴지는 환경사는 언뜻 생각하기에 인간을 둘러싼 자연환경에 대한 연구, 즉 자연을 대상으로 한 과학적 연구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환경사는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이 학문에는 문학, 정치학, 과학, 종교학, 미학, 인류학, 지리학, 생물학, 인구학 등의 분야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역사적 관점과 생태학적 관점으로 통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마크 엘빈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이 책의 제목 ‘코끼리의 후퇴’는 기원전 2000년 무렵, 중국 농경문화의 정착으로 인간과 서식지 경쟁을 벌이다 밀려난 코끼리의 후퇴 양상이 중국 땅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징적으로 사용되었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중국 땅에서의 인간과 자연(환경)의 관계 양상을 다채롭고 밀도 있게 탐구하고 있다.
장대한 중국 환경사의 모든 주제를 망라하고 있는 이 책은 각 시대에 따른 자연경관의 변화는 물론이고, 특정 지역이 지닌 고유한 자연환경이 어떤 환경문제를 유발하는지 매우 세밀하게 논증한다. 특히 환경문제에서 국가의 강력한 통제력을 압도할 정도로 자연자원에 대한 개인과 사회집단의 역할이 중요했다는 그의 분석은 중국 고유의 사회적 역동성을 환경변화의 요인과 결합한, 독특한 시도로 볼 수 있다.
또 하천 유역, 산악지역, 한족漢族과 비非한족 지역, 발전 지역과 미개발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문제를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분석해놓았다. 이에 덧붙여 각 지역의 독특한 기후, 암석과 토양, 수질, 나무와 식물, 동물과 새, 곤충 등을 묘사한 시詩들을 배치하여 독자들이 각 시대별로 각 지역의 자연환경과 일반 백성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부분들을 엮으면 훌륭한 박물지博物誌가 될 정도로 그 주제가 다양하며, 중국에 관한 그의 이해 또한 탄탄하다. 뿐만 아니라 환경사와 관련된 암시와 문제의식, 중국인들의 세계관과 자연관을 고전 문헌의 분석을 통해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더해준다. 서양 출신의 중국학자인 저자가 갖고 있는 중국사와 동물과 식물에 대한 해박한 박물학적 지식은 실로 감탄을 금치 못한다.

저자와 역자의 학문적 열정과 치밀함이 어우러져 이뤄낸 학술적 성과물

3000년의 장구한 기간 동안 펼쳐진 중국의 환경변화를 서술한 저자의 방식은 놀라우리만치 다채롭다. 우리의 일반적인 논문 서술방식과는 달리, 어떤 때는 장황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단어 하나로 한 편의 시나 인용문 전체를 요약해버린다. 게다가 3000년의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1차 사료를 아주 적절하게 활용해 환경변화를 설명한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환경사 연구에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체 3부,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역대 중국 문인 130여 명이 지은 시가詩歌들과 다양한 문헌 70여 권이 소개되어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환경사란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당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사고방식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시기에만 적용할 수 있으므로 역대의 시가나 문헌, 지역사는 그런 면에서 아주 유용한 1차 사료인 셈이다.
저자가 인용한 자료의 대부분은 아직 우리나라에는 번역, 소개되지 않은 작품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3부에 집중적으로 소개되는 「산거부山居賦」, 『오잡조五雜俎』, 『청시탁淸詩鐸』 등의 자료는 다분히 문학적 성격을 띠었지만, 내용으로 보면 종교, 철학, 정치, 경제, 과학 등을 모두 망라한다. 이렇듯 방대한 중국 자료들을 찾아내고 적절하게 배치하여 분석해낸 저자의 열정과 내공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저자가 전근대 시기의 중국 원전 번역이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듯이, 그가 영어로 옮긴 부분에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부분들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간단히 예를 들면
7장의 ‘석순부인묘石筍婦人墓’를 다룬 인용문에서 저자는 “석순石筍이란 용어는 그것이 존재하는 동굴이 없기 때문에 부적합하다”라고 주를 달았다. 그러나 원문에는 “마치 석순과 같은 돌이 나와 마을 사람들이 ‘석순묘’라고 불렀다”로 되어 있다.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역자의 몫이었다. 역자는 저자가 인용하여 영어로 번역된 한문 원전을 일일이 찾기 위해 수많은 발품을 팔아야 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역자는 영어로 번역된 인용문과 원문을 일일이 대조하고 원문의 한자를 덧붙이는 작업과 인용문의 출처를 세밀하게 확인하는 작업에 무려 4년이라는 긴 시간을 할애했다. 역자는 중국 환경사 공부를 위해 번역했다지만, 이 책의 번역 작업은 오로지 역자의 학문적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중국사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저자의 의도와 해석이 더욱 빛나게 된 것은 저자 못지않은 성실함과 열정을 갖춘 역자의 공이라 할 수 있다.

주요 내용

1부 ― 여러 유형들Patterns

1장에서 6장까지 나뉘어 있는 이 부분은 중국 환경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1장은 중국 환경사의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구분했는지에 대해 설명하며, 2장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코끼리의 후퇴에 관한 내용이다. 상대商代의 북동 지역에서 코끼리를 사육했다는 기록과 더불어 기원전 7세기 초나라에서는 상아를 일상적인 상품으로 여겼으며, 5세기 초엽에는 코끼리 코를 식용으로 사용했고, 기원전 1000년부터 거의 2000여 년 동안 코끼리를 전투에 투입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동 지역에서부터 남서 지역에 걸쳐 널리 서식했던 코끼리의 후퇴 양상은 인간이 야생동물에게 끊임없이 위협받은 대신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던 단계에서 인간의 정착으로 야생동물의 위협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환경이 변화하는 단계로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코끼리의 후퇴는 중국의 환경변화를 상징하는 핵심어이기도 하다.
3장과 4장은 장기간에 걸쳐 중국 대륙에서 진행된 벌목과 초지 소멸의 문제를 다룬다. 특히 숲, 나무, 목재의 역사는 3000년에 걸친 경제성장과 그에 따른 환경적 충격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인구 증가가 어떻게 환경에 압력을 가했는지를 보면 중국의 환경위기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문헌에 등장하는 온갖 나무들의 이력을 추적하는 저자의 식물학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5장에서는 자연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문화가 어떻게 군사적·정치적 우위를 차지하는지를 고대 문헌 『시경詩經』, 『예기禮記』, 『관자管子』를 통해 분석하면서 고대의 군사적 경쟁관계에서 시작된 전쟁경제가 어떻게 주변의 자연환경을 급격하게 바꾸는 계기가 되었는지를 살펴본다. 6장은 제국 시기 2000년 동안 국가가 노련한 솜씨로 계획, 조직, 징발, 조세租稅 그리고 강제력을 동원한 수리통제 사업을 다룬다. 특히 황하를 중심으로 한 수리사업은 곡물 수송 등에서 엄청난 이익을 가져왔지만 유지비용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엄청난 초지를 개간하여 경작지로 만드는 등의 자연에 가한 인위적인 행위로 말미암아 하구에 토사가 쌓이고 강이 범람했으며, 수로의 변화가 왜곡된 형태로 발생하는 등 중국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기에 이르렀다고 평가한다.

2부 ― 환경문제의 개별 사례Particularities

저자는 각기 다른 세 지역의 풍광과 지역의 특징,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 자연재해에 대한 대처, 야생동물과 식물의 영향, 종교적인 가치관 등을 두루 살피면서 인간과 그들 거주지 사이의 관계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7장은 가흥현으로, 중국 동부 동쪽 해안에 위치하여 환경적으로 매우 유리한 지역이다. 하지만 농업의 발달로 부녀자나 아이들까지 끊임없이 고된 노동에 뛰어들 만큼 노동의 압박감에 시달려야 했다. 가흥현은 결국 자연의 풍요로움에서 경제적 풍요로움으로 환경 조건이 바뀌면서, 혹독한 노동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초超집약적 농업경영과 수공업이라는 전근대 중국 경제발전의 유형으로 진입하게 되었다.
8장은 중국 남서 지역 내륙에 있는 한족漢族/비한족非漢族의 환경적 접경지대인 귀주로, 이곳에서 펼쳐진 중국인의 식민지 개발과 제국주의를 보여준다. 특히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묘족苗族이 살았던 곳으로, 일부 묘족은 한문화에 동화되기도 했다. 그렇지 않은 묘족들은 명대明代에 한족 이주의 증가와 중국 정부의 통제정책에 대항하여 투쟁을 벌였으나 그들의 투쟁은 1870년대에 결국 패배로 끝나고 말았다. 오랫동안 중국의 식민지였던 이 지역은 묘족 특유의 문화와 신화가 어우러진 곳으로, 이곳의 독특한 풍경을 묘사한 중국 지식인들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9장은 명대의 변방 북동 지역 국경 부근의 준화현으로, 비록 세 지역 가운데 개발이 가장 뒤떨어진 지역이지만 자원이 풍부했다. 이 지역은 산악지역이라 비교적 인구밀도가 낮았던 반면, 야생동물과 식물, 그리고 온갖 과일이 풍성했다. 또한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아 전염병이나 역병에 노출되는 확률이 낮았으며 수질도 좋았다. 청대淸代에는 황릉皇陵 지역으로 보호받아 대규모 동물과 식물 군락지 형성에 유리했다.
이 세 지역 가운데 준화 사람들이 귀주 사람들이 더 오래 살았고, 귀주 사람들은 가장 발전한 가흥보다 더 오래 살았다. 이러한 차이는 곧 환경유형과 관련 있으며, 경제성장과 행복지수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3부 ― 환경인식Perceptions

중국인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자연계를 어떻게 이해했고, 어떠한 가치를 부여했을까? 저자는 중국인의 자연관이라는 주제를 서로 다른 측면에서 조명한다.
10장은 어떻게 ‘자연’이 예술의 주제가 되었으며, 어떻게 ‘암묵적인 종교’의 대상이 되었는지를 살펴본다. 중국인들은 자연풍광을 최고의 초자연적 힘 자체의 일부로 파악했다. 따라서 인간은 자연의 리듬에 순응해야 했으며 자연을 재편성할 수 없는 존재임을 자각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연풍광을 인간의 의지대로 변형시켰으며 이용 가능한 것으로 생각했다. 이 역설적인 두 자연관은 자연의 표상과 현실 사이의 관계가 매우 복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인들의 이러한 자연관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저자는 주로 환경을 다룬 문학작품을 선택했다. 특히 환경개념이 4세기 말에 처음으로 구체화하는 데 공헌한 유송劉宋 시대의 시인 사영운謝靈運의 작품 「산거부山居賦」가 이 장의 핵심을 차지한다. 백과전서적 지식이 담겨 있는 이 「산거부」는 항주만 남쪽 해안을 따라 형성된 산악지대인 상우현을 무대로 환상이 아닌 현실세계를 묘사한다. 자연풍광과 계절의 흐름, 조류와 어류, 산짐승, 약초와 나무, 그리고 사냥, 벌목, 종이 제조 따위의 인간 행위 등, 이 모두가 서로 연결된 가운데 불교적 깨달음을 덧붙인 「산거부」를 따라 과거와 현재를 여행하다 보면, 왜 저자가 「산거부」를 ‘환경적’ 시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11장은 왜 고매하고 재기 넘치는 교양인들이 용을 목격했다고 주장하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한다. 중국과 중국의 영향을 받았던 사회에 국한된 이 용에 관한 문제는 문화적으로 독특한 자연현상을 형성한다. 결국 이 문제는 그들의 관찰방식과 진실에 대한 개념으로까지 연결되어 있다. 이 문제를 보다 명쾌하게 해석하기 위해 저자는 사영운의 시보다 1000년 뒤에 등장했으며 1608년에 출간된 사조제謝肇?의 『오잡조五雜俎』를 소개한다. 『오잡조』에는 호랑이를 발로 차서 죽게 한 노새, 살아 있는 사람이 귀신들과 장사를 하는 시장 따위의 기이한 이야기가 실려 있지만, 사조제는 전통적인 신유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우주가 훨씬 복잡하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데 그 의미를 두었다. 그는 확인된 주장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데 흥미를 느껴 역사에 기록된 사건과 그 해석에 의문을 품기도 했다. 온갖 자연현상, 인간과 주거환경, 생태계 등을 두루 망라하여 그 인과관계와 실험들을 묘사한 『오잡조』는 당시 중국인들이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달랐던 그 세상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중국적인 민간신앙과 속설이 지니고 있는 강점과 약점, 그리고 민간신앙과 속설들이 환경과 어떻게 관련되었는지 살펴보기에 더없이 훌륭한 자료이다.
12장은 환경에 대한 중국인들의 이해를 다룬다. 왜 좋은 날씨는 하늘이 긍정한다는 의미로, 나쁜 날씨는 하늘이 반대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는지를 고찰한다. 아울러 자연에 대한 개인의 다양한 감정들을 소개한다. 청 제국은 제국의 정통 윤리를 세우기 위해 관료를 중심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주로 18세기 중엽까지 만주족 통치자들이 열렬히 옹호했던 도덕 기상학moral meteorology이라는 교리는 인간행위의 도덕성 여부에 따라 날씨 변화가 일어난다는 의미이다. 비도덕적인 개개인이 대다수 사람들의 선행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또 대다수 사람들이 사악하면 소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고통을 겪을 수도 있었다. 이때 황제의 행위가 무엇보다도 중요했으며, 그 다음으로 관료, 마지막으로 일반 백성들이었다. 이 이데올로기는 다분히 정치적 도구였으며 통치 수단이기도 했다. 다음으로 저자는 특별히 환경문제를 다룬 일련의 시들을 소개한다. 청대에서 대학사를 지낸 장응창張應昌이 시를 모아 편집한 『청시탁』에는 911명이 쓴 2천여 수의 시가 실려 있다. 경제개발의 낭만성 혹은 그에 따른 재앙, 대지라는 무한의 보고, 자연자원의 고갈, 자연에 대한 끊임없는 투쟁, 신비한 자연 속으로의 몰입 등을 주제로 한 이 시들을 모두 모으면 환경사라는 거대한 태피스트리를 구성할 정도라고 평가한다.

결론

간략하게 서술된 이 부분에서는 환경에 대한 경제적 압력의 본질을 파악한 후, 제수이트(Jesuit, 예수회) 선교사들의 기록을 엮은 『중국인들에 관련된 기억들』과 관련하여 후기 제국의 중국과 ‘근대’ 여명기의 북서유럽의 상황을 비교한다. 저자는 그동안 조사하고 번역했던 종교적·철학적·문학적·역사적 문헌에는 풍부한 묘사와 통찰력, 영감이 담겨 있지만, 서로 다른 생각과 이데올로기로 중국 환경사 전반에 관한 문제가 속 시원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 결론 맺는다. 3000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인위적인 개입으로 변화된 중국의 환경이 비록 중국인들 고유의 지각과 신념대로 발전·유지되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지만 중국 환경사가 지닌 의미는 한번쯤 되새겨볼 만하다는 여운을 남긴다.
목차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제수록된 글의 출처
일러두기

서문

1부 여러유형들
1장―중국 환경사의 공간과 시간
2장―인간과 코끼리 : 3000년에 걸친 대립
3장―중국 삼림 남벌의 개관
4장―중국 각 지역의 남벌과 수종樹種
5장―전쟁과 단기 이익의 논리
6장―물과 수리체제의 유지비용

2부 환경문제의 개별 사례
7장―자연의 풍요로움에서 경제적 풍요로 : 가흥현嘉興縣
8장―한화漢化 정책 : 귀주貴州와 묘족苗族
9장―장수마을 준화遵化의 수수께끼

3부 환경인식
10장―자연의 계시
11장―과학과 동물군群
12장―제국의 도그마와 개인의 시각

결론


원서 정오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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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마크 엘빈
1938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영국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영국 킹스 칼리지와 하버드 대학 등에서 수학했으며, 미국, 프랑스,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오가며 살았던 그의 생애 덕분에 일찍부터 비교관점에 대한 시각에 익숙했다. 그의 학문적 출발점은 오히려 유럽사였지만, 막스 베버와 조지프 니덤의 영향으로 중국사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되었다. 케임브리지 대학, 글래스고 대학, 옥스퍼드 대학, 프랑스 고등보통학교 등에서 강의했으며, 호주 국립대학의 아시아 태평양 연구소의 교수로 오랫동안 재직하다 퇴임했으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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