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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도서

깨어 있는 시민을 위한 정치학 특강

저자
박동천
발행사항
서울 : 모티브북, 2010
형태사항
591p. : 삽화 ; 23cm
서지주기
색인: p.583-591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연구외도서G100038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G100038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연구외도서
책 소개
한국 정치의 문화적 진보를 위하여

올해 한국에서 치러질 전국지방선거는 매니페스토 규정이 적용되는 최초의 선거이다. 매니페스토manifesto는 예산확보, 구체적 실행계획 등에 있어 이행이 가능한 선거공약을 말한다. 2010년, 한국의 정치는 1987년 이후 중대한 전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어떤 전기인지, 얼마나 중대한지는 이명박 정권의 등장과 행보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용산참사와 노무현에 대한 검찰의 인격살인, 그리고 그밖에 도처에서 권력에 의해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무수한 권리침해에서 나타나듯이, 이명박은 폭력적 보수정치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한국사회에서 이명박 정권이 폭력적이라는 점을 당당하게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명박 정권의 폭력성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보수적 폭력성을 한국 유권자 중 다수가 용인했다는 사실이다. 2002년에 노무현을 찍었던 사람들 가운데 적어도 300만 명이 2007년 선거에서는 이명박을 찍었다. 고정적인 보수층은 물론이고 이렇게 이동한 유권자들이 이명박의 보수적 폭력성을 모르고 지지했다고 볼 수는 없다. “경제를 살린다”는 한마디에 이명박 정권이 들어섰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애써 외면한 결과인 것이다. 이명박에게 표를 줬다가 용산참사에서 당한 피해자들의 경우가 그렇듯이, 국영 폭력조직의 행패가 자신들에게는 미치지 않을 거라고 자기최면을 건 결과이다.
이 상황은 한국의 정치가 보다 인간적이면서 동시에 보다 생산적이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매우 진지한 고민거리를 던진다. 왜냐하면 한국 정치문화의 진보를 바라는 사람들이라면, 노무현의 집권 이후 진보진영이 왜 지리멸렬했는지, 한때 지지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던 이명박이 이제 미디어법, 4대강사업, 행정복합도시 백지화 등으로 무리하기 짝이 없는 공세를 취하는데도 반대 세력은 오히려 주춤거리는지, 그리고 이런 와중에도 왜 차기 대통령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가 부동의 선두를 고수하는지 그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도 한국정치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사회에 팽배한 정치의식의 보수성, 다른 말로 표현하면 문화적 보수성이 그 이유라고 진단한다. 그리고 이 차원의 보수성을 깨뜨리지 못한다면 한국 진보정치에는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
문화적 보수성 중에서 진보에 가장 큰 장애물은 사유형식의 피상성과 폐쇄성이며, 이는 정치·경제적으로 보수적인 진영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성격지만, 한국사회의 경우에는 일반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진보를 자칭하는 세력에서도 사유형식의 피상성과 폐쇄성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하고 있다. 또한 한국사회에서 정치의 체질개선을 바라는 열망은 높지만 구체적인 물꼬가 트이지 못하는 답답증의 원인도 사유의 방식에 있고, 피상적이고 폐쇄적인 사유구조가 문화적으로 팽배하다보니 불만만 난무하고 출구를 찾아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올해 치러질 전국지방선거에서 진보세력이 조금이라도 제 역할을 하려면 어떤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 걸까? 한국정치의 새로운 미래를 위하여 진보진영이나 시민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한국정치의 문화적 진보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

이 책은 한국 정치의식에서 나타나는 낡은 프레임 네 가지를 비판하고 나서 진보정치 의식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안하는 결론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네 가지 낡은 프레임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주의라고 하는 마녀사냥 프레임: “지역주의”라는 문제의식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라는 내용도 없고, 극복한 상태가 어떤 상태인지에 관한 비전도 없는 가짜문제다. 경상도와 전라도에서 나타나는 몰표 현상은 광주학살에 대한 전라도의 반감과 전라도의 몰표에 대한 경상도의 두려움이 원인인데, 이는 시간이 흘러야 해결될 일이고 또 시간이 흐르면 완화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패거리 현상은 지연뿐만이 아니라 학연, 혈연, 친분, 뇌물과 같은 온갖 종류의 고객/후원자 관계에서 비롯되는 연고주의 또는 온정주의가 표출된 결과로서, 이것을 지역주의라고 부르게 되면 문제의 본질이 드러나지 못하도록 은폐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 때문에 “지역주의”는 한국인 모두가 한탄하지만 해소는커녕 줄어들지도 않고 날로 강화될 뿐이다. 진보를 원하는 정치의식이 결실로 이어지려면 가짜문제가 아니라 진짜문제에 과녁을 맞춰야 한다. “지역주의”에 모든 탓을 돌리기를 중단하고, 구체적인 정책 수립이나 제도개선의 실천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그리고 연고의 칸막이 너머에 어떤 세계가 있는지를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궁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합리주의라고 하는 권력숭배 프레임: 한국사회의 각종 조직이나 집단에서 주류의 전횡이 일어나기 쉬운 풍토는 모든 문제에 대해 정답이 하나 반드시 있다는 사고방식과 연결된다. 이는 어릴 때부터 객관식 시험에 길들여져 하나만 정답이고 나머지는 모두 오답으로 보는 세계관이 주입된 것이 큰 영향을 미친다. 세계의 모든 비밀을 인간이 이성에 의해서 규명할 수 있다는 초기 계몽주의의 발상은 역사의 진보에 대한 과도한 기대로 이어졌고, 그 결과 전체주의라든지 세계대전과 같은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합리성에 대한 무비판적 기대는 인간을 잘난 자들과 못난 자들로 나누는 서열주의 세계관을 잉태할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말하면 권력숭배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의 진보진영이 사회의 개선에 이바지하려면 합리적 기획이라는 것이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깊이 이해해야 한다. 그리하여 진보적 정책의 질이란 내용으로보다는 소통으로 구성된다는 인식이 진보세력의 공통분모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선험주의라고 하는 교조주의 프레임: 서양의 계몽주의는 여러 가지 오산과 착오를 경험한 끝에 초기의 과도한 오만에서 상당부분 벗어났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여전히 선견지명과 같은 어떤 신비한 능력을 정치지도자에게 기대하는 경향이 일반인은 물론이고 지식인 사이에서도 대단히 짙다. 특히 정치적 쟁점들은 세속적인 공리의 잣대에 따라 비교하기보다 선험적인 선과 악의 잣대로 구분하는 관점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일단 하나의 목표가 구호의 수준에서 정해지면, 결사적으로 구호에 매달리는 교조주의적인 행태들이 자주 나타난다. 이런 성향은 특히 진보진영의 통합을 방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보수진영은 이권과 기강에 의한 통합이 가능하지만, 진보진영에서는 내부 세력들 간에 명분이나 노선이 충돌할 때, 자기 세력이 진보를 위한 절대선이라는 교조주의가 횡행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넷째, 민족주의라고 하는 집단생존 프레임: 한국 사회는 지난 150년 동안 외세와 접촉하면서 자존심이 상하는 경험을 많이 했다. 이 때문에 민족적 각성이 일어나 공동체를 건설하게 된 긍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불필요한 배타성과 폐쇄성이 초래되기도 한다. 지나친 민족주의는 우선 모든 문제를 우리/저들의 원시적인 이분법에 따라 바라보게끔 만들어서 집단의 경계를 초월하는 가치에 대한 감수성을 크게 손상시킨다. 다음으로는, 국가라는 권력조직이 개인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장치라고 생각하는 대신에, 뭔가 초개인적으로 장엄한 의미를 가지는 것 같은 인상을 퍼뜨려서 다른 사람들의 권리침해에 대해 무감각하도록 유도한다. 세 번째로는 대외관계에서 위신만을 중시하는 감정적 반응을 조장해서 결국은 실리도 잃고 위신도 잃는 결과를 낳는다. 위신을 중시하는 사춘기적 정서는 국내 정치세력 사이에서도 타협보다는 투쟁을 고무한다. 마지막으로, 민족주의는 과거지향적인 정서를 부추겨서 무한한 미지의 가능성을 향한 개방적이고 도전적인 태도보다는 익숙한 영역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 편협하고 소극적인 심성을 고착화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역사적으로 진보정치 의식은 민족주의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면서 발전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민족주의의 과잉을 진보진영이 스스로 경계하고 개방적인 자세를 가지지 않으면 30년 내지 50년 이상 보수파의 장기집권을 지켜봐야 할 위험이 높다는 내용을 다룬 다음, 결론으로는 절차적 민주주의와 사회적 자유주의의 결합을 진보의 지표로 제시했다.
절차적 민주주의는 1987년의 전환이나 김대중-노무현의 집권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며, 애당초 절차적 민주주의란 완성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현재 한국사회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개혁이 필요한 곳은 사법제도라고 본다. 이 점은 이명박 정권의 폭력성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사법제도의 개혁은 부분적인 수선에 그칠 일이 아니라, 당사자주의 재판, 배심재판 제도, 공판중심주의, 증거의 논리학에 관한 체계적 공민교육 등을 도입함으로써 발본적으로 고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진보정치 세력의 장기의제 중 최우선순위에 이와 같은 사법제도개혁을 놓고, 목전의 정책으로는 서민들이 삶에 위협을 느끼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목차

추천사
머리말

제1부 진보정치와 담론정치
제1장 노무현에서 이명박으로
제2장 어젠다를 상실한 한국 진보
제3장 진보와 보수
제1절 진보나 보수의 진정한 의미는 괘념치 않는다
제2절 명목척도와 순서척도
제3절 좌익과 우익
제4장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제1절 자유와 평등은 상호모순이 아니다
제2절 리버럴과 진보
제3절 사회주의의 다양한 모습
제5장 담론정치와 진보
제6장 첫째 매듭

제2부 가짜문제 : 마녀사냥 프레임
제1장 거대담론과 가짜문제
제2장 지역주의란 용어는 초점이 없는 허사일 뿐이다
제1절 전라도와 경상도의 투표편차
제2절 번지수가 틀린 문제의식
제3장 이익정치와 공익
제1절 이익과 의로움
제2절 이기심은 민주주의의 바탕이다
제3절 공익이란 무엇인가
제4장 지역주의 성토에는 출구가 없다
제1절 지향성은 없고 불평에는 안성맞춤
제2절 반대를 위한 반대, 분석을 위한 분석
제3절 무별주의의 문제
제5장 마녀사냥의 결과
제1절 마녀사냥식 담론의 본질
제2절 마녀사냥과 책임전가
제3절 집단지성의 마비
제6장 둘째 매듭

제3부 합리주의 : 권력숭배 프레임
제1장 합리성의 종류와 층위
제2장 계몽주의와 권력숭배
제3장 어설픈 기대와 조급한 자포자기
제4장 합리성과 관습
제5장 교과서 정치와 소외 : 2008년 촛불의 반성
제1절 미국산 쇠고기는 위험한가
제2절 불확실성에 대한 제노포비아
제3절 저항적 연대의 한계
제6장 합리적 정당의 꿈
제1절 진성당원이라는 환상
제2절 사회변혁의 두 모형 : 영국과 프랑스
제7장 민주주의의 이상
제1절 단일안건정치의 함정
제2절 절차적 민주주의
제3절 정치적 자유주의와 약자에 대한 배려
제8장 셋째 매듭

제4부 선험주의 : 선견지명 프레임
제1장 선견지명과 후견지명
제2장 선험주의 사고방식의 특징과 결함
제1절 선험과 경험
제2절 필연성이란 오로지 논리적 필연성뿐이다
제3절 도덕적 선험주의
제3장 완벽주의와 정서적 미숙
제4장 중립성이라는 전횡
제5장 원칙주의와 교조주의
제6장 도덕의 탈을 쓴 권력
제7장 회의할 줄 모르는 한국인
제8장 공교육에 대한 환상
제9장 또 하나의 가짜문제 : 자본주의 또는 신자유주의
제10장 넷째 매듭 : 위신과 공포의 함수

제5부 민족주의 : 집단생존 프레임
제1장 민족이란 무엇인가
제2장 민족국가 이전의 민족
제3장 용어의 문제
제4장 대한민국은 단일민족인가
제5장 국민과 민족
제6장 한국 민족주의의 과잉
제1절 획일성과 전횡
제2절 정체성과 배타성의 경계
제3절 엄숙한 이분법
제7장 원한의 부메랑
제1절 영웅숭배의 문제
제2절 친일파에 얽매인 정서
제3절 뉴라이트의 역사관을 어떻게 할까
제4절 과거에 대한 집착
제8장 다섯째 매듭 : 집단생존의 우상

제6부 절차적 민주주의와 사회적 자유주의
제1장 아량 있는 사회
제2장 절차에 의한 해결
제3장 정치적 경쟁을 위한 공정한 절차
제4장 사법제도 개혁의 방향
제1절 재판제도의 두 형태
제2절 증거의 논리학
제3절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제5장 큰 매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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