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양도서이화연구총서 10
시집살이 노래와 말하기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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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외도서 | G100304 | 대출가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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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때 대학가에 널리 유행했던 민요 가운데 <진주난봉가>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술자리에서 혹은 모꼬지(MT)에서 독창이나 돌림노래로 널리 불렸던 그 노래의 내용은 바로 고된 시집살이와 남편의 무관심 속에 자살을 택한 며느리의 불행을 감정이입한 것이다.
이와 같은 시집살이 노래는 여성 민요를 대표하는 노래군으로 ‘시집살이’라는 여성적 체험을 공감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향유, 전승되어온 생활 문예물이다. 조선 후기와 같이 여성에게 ‘말하기’가 억압된 사회에서 시집살이 노래는 단순한 노래 이상의 의미를 지녔는데 노래 부르기를 통해 여성들은 현실에서 불가능했던 말하기의 욕망을 실현하고 억압된 내면의 욕망을 해결하였다.
오늘날 남아있는 시집살이 노래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여성 화자의 말하기 방식이 재현되고 있으며 시집살이를 인식하고 반응한 여성 화자의 다양한 감정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동시대를 살았던 규방 여성의 신변탄식과는 차별되는 양상을 보인다. 시집살이 노래에는 의식주를 보장받지 못하는 시집에서의 생활과 가족의 일원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 그리고 일방적인 시집식구들의 구박과 횡포가 탄식의 주된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여성이 가졌던 주체적 자아의 욕망을 노래를 통해 어떻게 대신 표출해나가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작업은 의미 있는 일이다.
가부장제가 생겨나면서 여성적 삶의 한 형태로 존재하던 시집살이는 조선 후기 종법제가 정착하면서 여성의 보편적인 삶이 되어버렸다. 이 정착 과정에서 발생한 시집살이와 관련된 가족 내 갈등 사건은 목을 매어죽은 어린 며느리 송사사건을 통해서 잘 드러나고 있었다. 이러한 사건들은 시집살이 노래를 통해서도 주된 소재로 등장할 뿐만 아니라 시집살이 체험담의 연행 현장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사건이었다.
저자는 조선후기 이래 우리 역사의 이러한 배경을 근거로 여성의 실생활을 보다 입체적으로 살피기 위해서, 전승되는 노래 및 생존하는 80대 이상의 여성 생애담을 근거로 큰아기 시절, 며느리 시절, 시어머니 시절로 나누어 시기별 생활과 노래 부르기 양상을 정리하였다.
시집살이 노래는 주로 밭매기와 길쌈하기 등의 노동현장에서 불리며, 혼자 부르거나 돌아가면서 부르거나 혹은 다같이 함께 부르는 다양한 연행 방식을 통해 향유되었다. 이때 창자의 창조적 능력이나 노래 현장의 청중 반응, 참여에 의해 같은 유형의 시집살이 노래이더라도 각각 다른 말하기 방식으로 재현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유형으로 전승되는 시집살이 노래 중 대표적인 시집살이 노래들은 <흥글소리>, <형님형님 사촌형님>, <중이 된 며느리> 등이다.
시집살이 노래의 말하기 방식은 말하는 사람 즉 화자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를 기준으로 하여 다음의 유형들로 나뉜다.
(1) 직설적으로 말하기:일인칭 화자의 독백으로 서러움, 원망, 미움, 분노, 하소연, 비아냥거리기가 직접적으로 표출되는 것으로 <흥글소리>, <세원수>, <중이 된 며느리>, <누명 쓰고 자결한 며느리>, <깨끼적삼 찢은 시누이> 같은 노래를 들 수 있다.
(2) 돌려서 말하기:일인칭 화자가 형상화 방식을 사용하여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로 <시집식구 방귀>, <시집식구 비유> 등이 노래들이 있다.
(3) 대화로 말하거나 극적 발화로 말하기:<형님형님 사촌형님>, <감장사야>와 같이 극적 상황의 발화로 재현된 노래.
(4) 서술자가 되어 이야기하기:서술자 혹은 일인칭 화자가 서사적 줄거리를 말하는 노래로 <진주낭군>, <양동가마 깬 며느리>, <중이 된 며느리>, <꼬댁각시> 등이 있다.
이렇게 혼재된 감정과 균열된 목소리로 말하기, 일방적인 독백의 표방이라는 시집살이 노래의 말하기 특징은 현실에서 억압된 여성의 말하기 욕망을 실현하게 하고 심리적 치유를 하는데 크게 공헌하였다. 말이란 인간이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중요한 소통의 수단이자,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입증하는 수단으로, 말함을 통해 갈등 상황에 처한 내면을 털어내기도 하고 말함이 주는 ‘저항의 즐거움’을 통해 해방의 즐거움도 맛보게 해준다. 시집살이 노래는 바로 이러한 말하기의 모든 기능을 수행하였다.
시집살이 노래 부르기의 기능은 여성의 생애 국면마다 다르게 발현되고 있다. 시집가기 전 큰아기 시절의 노래가 유희적 기능과 교육적 기능, 예방적 기능에 치중하고 있었다면, 며느리 시절의 노래 부르기는 내적 치유와 억압된 욕망의 대리적 해소 기능을 중심으로 실현되고 있었다. 한편 시어머니 시절의 노래 부르기는 내적 치유와 자기회고 및 감춰온 영웅적 욕망을 실현하는 기능을 대신하고 있었다. 이렇게 각 시절마다 다른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시집살이 노래는 여성 전 생애를 통해 불려지는 여성의 변화되는 정체성을 반영하였다.
반면, 양반집 여성들의 규방가사는 지배담론을 내면화한 양반적 의식과 타자로서의 여성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집살이 노래의 여성 화자가 가지고 있는 의식과는 차별되는 내적 갈등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규방가사를 통해 드러나는 양반으로서의 자아인식은 자기 성에 대한 부정의식으로 이어졌지만 시집살이 노래의 화자는 자기 성에 대한 부정보다는 과거 딸로서의 시절을 집착하면서 며느리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거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시집살이 노래의 화자는 육체적, 사회적, 인격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생존의 현실에 직면하며 생긴 탄식과 분노, 미움과 조롱 등의 감정을 두서없이 표출하였다. 반면 규방가사의 여성은 양반적 자아와 여성적 자아라는 양 극단의 자기 인식에 갈등을 느끼지만 결국 규범적 자아가 억압적 현실을 수용하면서 자신이 직면한 여성적 현실을 말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미 양반적 자아를 내면화한 여성이 여성적 현실을 살면서 느끼는 심적 갈등은 평민 여성이 느끼는 것보다 크고 치열했음을 알 수 있다.
여성적 말하기로서 대표성을 지니는 시집살이 노래는 말하기가 억압된 현실에서 나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즉 말하기 욕망을 꿈꾸는 자아의 원초적인 욕망에 의해 흘러나오는 자기 존재 확인을 위한 목소리 내기였다. 안으로부터 솟구쳐 흘러나오는 말들을 통해 여성은 자신을 억압하는 대상에게 해방감을 느끼고 쏟아놓음의 즐거움을 획득하였다. 시집살이 노래 속 화자는 다양한 방식의 말하기를 선택하고 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기존의 남성적 가치를 답습하지 않으려는 저항의식과 남성 사회가 만들어 놓은 굴레로 인해 상처받은 자신의 감정적 상흔을 노출하고 있었다. 이러한 말하기를 통해 여성은 진정한 자신의 말을 쏟아놓았고 이를 듣고 공감하는 이들은 자신 속에 감추어진 말들을 ‘나’ 아닌 ‘나와 같은 여성의 입’을 통해 확인하였던 것이다.
저자는 ‘시집살이’에 대한 말하기는 오늘날 라디오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여성 토크쇼라든가, 시집살이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라디오나 텔레비전과 같은 대중매체를 통해 지속되는 말하기는 여성적 말하기 욕망을 충족시키고 이를 공론화하는 기능을 수행하지만, 동시에 자본주의적 가부장제를 강화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반면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발견된 시집살이 관련 커뮤니티는 자연발생적 여성 담론의 장으로 존재하면서 시집살이 노래를 향유했던 여성 공동체와 유사한 여성적 정서와 정체성을 공유해나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21세기가 되어도 주체적 존재로서의 자기 발견과 자기 목소리 실현의 욕망이 여성들에게 절실함으로 다가올 만큼 여전히 세계는 남성 우위의 담론이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여성적 현실을 살며 여성적 말하기를 통해 탄식하는 이들은 오늘날도 여전히 존재한다. 근대적 기획에 의해, 자본의 논리에 의해 타자적 삶을 살아야 하는 이들은 많다. 그러나 지금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길들여진 욕망이 자신을 억압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자본이 주인이 된 세상에서 전략과 타협이란 명분으로 타자적 삶에 안주하고 있는 스스로의 삶이다. 시집살이 노래를 통해 변주되고 있는 말하기의 욕망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성찰이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여성/나’ 자신에게 너무도 절실하기 때문이란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술자리에서 혹은 모꼬지(MT)에서 독창이나 돌림노래로 널리 불렸던 그 노래의 내용은 바로 고된 시집살이와 남편의 무관심 속에 자살을 택한 며느리의 불행을 감정이입한 것이다.
이와 같은 시집살이 노래는 여성 민요를 대표하는 노래군으로 ‘시집살이’라는 여성적 체험을 공감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향유, 전승되어온 생활 문예물이다. 조선 후기와 같이 여성에게 ‘말하기’가 억압된 사회에서 시집살이 노래는 단순한 노래 이상의 의미를 지녔는데 노래 부르기를 통해 여성들은 현실에서 불가능했던 말하기의 욕망을 실현하고 억압된 내면의 욕망을 해결하였다.
오늘날 남아있는 시집살이 노래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여성 화자의 말하기 방식이 재현되고 있으며 시집살이를 인식하고 반응한 여성 화자의 다양한 감정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동시대를 살았던 규방 여성의 신변탄식과는 차별되는 양상을 보인다. 시집살이 노래에는 의식주를 보장받지 못하는 시집에서의 생활과 가족의 일원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 그리고 일방적인 시집식구들의 구박과 횡포가 탄식의 주된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여성이 가졌던 주체적 자아의 욕망을 노래를 통해 어떻게 대신 표출해나가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작업은 의미 있는 일이다.
가부장제가 생겨나면서 여성적 삶의 한 형태로 존재하던 시집살이는 조선 후기 종법제가 정착하면서 여성의 보편적인 삶이 되어버렸다. 이 정착 과정에서 발생한 시집살이와 관련된 가족 내 갈등 사건은 목을 매어죽은 어린 며느리 송사사건을 통해서 잘 드러나고 있었다. 이러한 사건들은 시집살이 노래를 통해서도 주된 소재로 등장할 뿐만 아니라 시집살이 체험담의 연행 현장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사건이었다.
저자는 조선후기 이래 우리 역사의 이러한 배경을 근거로 여성의 실생활을 보다 입체적으로 살피기 위해서, 전승되는 노래 및 생존하는 80대 이상의 여성 생애담을 근거로 큰아기 시절, 며느리 시절, 시어머니 시절로 나누어 시기별 생활과 노래 부르기 양상을 정리하였다.
시집살이 노래는 주로 밭매기와 길쌈하기 등의 노동현장에서 불리며, 혼자 부르거나 돌아가면서 부르거나 혹은 다같이 함께 부르는 다양한 연행 방식을 통해 향유되었다. 이때 창자의 창조적 능력이나 노래 현장의 청중 반응, 참여에 의해 같은 유형의 시집살이 노래이더라도 각각 다른 말하기 방식으로 재현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유형으로 전승되는 시집살이 노래 중 대표적인 시집살이 노래들은 <흥글소리>, <형님형님 사촌형님>, <중이 된 며느리> 등이다.
시집살이 노래의 말하기 방식은 말하는 사람 즉 화자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를 기준으로 하여 다음의 유형들로 나뉜다.
(1) 직설적으로 말하기:일인칭 화자의 독백으로 서러움, 원망, 미움, 분노, 하소연, 비아냥거리기가 직접적으로 표출되는 것으로 <흥글소리>, <세원수>, <중이 된 며느리>, <누명 쓰고 자결한 며느리>, <깨끼적삼 찢은 시누이> 같은 노래를 들 수 있다.
(2) 돌려서 말하기:일인칭 화자가 형상화 방식을 사용하여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로 <시집식구 방귀>, <시집식구 비유> 등이 노래들이 있다.
(3) 대화로 말하거나 극적 발화로 말하기:<형님형님 사촌형님>, <감장사야>와 같이 극적 상황의 발화로 재현된 노래.
(4) 서술자가 되어 이야기하기:서술자 혹은 일인칭 화자가 서사적 줄거리를 말하는 노래로 <진주낭군>, <양동가마 깬 며느리>, <중이 된 며느리>, <꼬댁각시> 등이 있다.
이렇게 혼재된 감정과 균열된 목소리로 말하기, 일방적인 독백의 표방이라는 시집살이 노래의 말하기 특징은 현실에서 억압된 여성의 말하기 욕망을 실현하게 하고 심리적 치유를 하는데 크게 공헌하였다. 말이란 인간이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중요한 소통의 수단이자,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입증하는 수단으로, 말함을 통해 갈등 상황에 처한 내면을 털어내기도 하고 말함이 주는 ‘저항의 즐거움’을 통해 해방의 즐거움도 맛보게 해준다. 시집살이 노래는 바로 이러한 말하기의 모든 기능을 수행하였다.
시집살이 노래 부르기의 기능은 여성의 생애 국면마다 다르게 발현되고 있다. 시집가기 전 큰아기 시절의 노래가 유희적 기능과 교육적 기능, 예방적 기능에 치중하고 있었다면, 며느리 시절의 노래 부르기는 내적 치유와 억압된 욕망의 대리적 해소 기능을 중심으로 실현되고 있었다. 한편 시어머니 시절의 노래 부르기는 내적 치유와 자기회고 및 감춰온 영웅적 욕망을 실현하는 기능을 대신하고 있었다. 이렇게 각 시절마다 다른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시집살이 노래는 여성 전 생애를 통해 불려지는 여성의 변화되는 정체성을 반영하였다.
반면, 양반집 여성들의 규방가사는 지배담론을 내면화한 양반적 의식과 타자로서의 여성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집살이 노래의 여성 화자가 가지고 있는 의식과는 차별되는 내적 갈등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규방가사를 통해 드러나는 양반으로서의 자아인식은 자기 성에 대한 부정의식으로 이어졌지만 시집살이 노래의 화자는 자기 성에 대한 부정보다는 과거 딸로서의 시절을 집착하면서 며느리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거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시집살이 노래의 화자는 육체적, 사회적, 인격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생존의 현실에 직면하며 생긴 탄식과 분노, 미움과 조롱 등의 감정을 두서없이 표출하였다. 반면 규방가사의 여성은 양반적 자아와 여성적 자아라는 양 극단의 자기 인식에 갈등을 느끼지만 결국 규범적 자아가 억압적 현실을 수용하면서 자신이 직면한 여성적 현실을 말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미 양반적 자아를 내면화한 여성이 여성적 현실을 살면서 느끼는 심적 갈등은 평민 여성이 느끼는 것보다 크고 치열했음을 알 수 있다.
여성적 말하기로서 대표성을 지니는 시집살이 노래는 말하기가 억압된 현실에서 나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즉 말하기 욕망을 꿈꾸는 자아의 원초적인 욕망에 의해 흘러나오는 자기 존재 확인을 위한 목소리 내기였다. 안으로부터 솟구쳐 흘러나오는 말들을 통해 여성은 자신을 억압하는 대상에게 해방감을 느끼고 쏟아놓음의 즐거움을 획득하였다. 시집살이 노래 속 화자는 다양한 방식의 말하기를 선택하고 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기존의 남성적 가치를 답습하지 않으려는 저항의식과 남성 사회가 만들어 놓은 굴레로 인해 상처받은 자신의 감정적 상흔을 노출하고 있었다. 이러한 말하기를 통해 여성은 진정한 자신의 말을 쏟아놓았고 이를 듣고 공감하는 이들은 자신 속에 감추어진 말들을 ‘나’ 아닌 ‘나와 같은 여성의 입’을 통해 확인하였던 것이다.
저자는 ‘시집살이’에 대한 말하기는 오늘날 라디오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여성 토크쇼라든가, 시집살이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라디오나 텔레비전과 같은 대중매체를 통해 지속되는 말하기는 여성적 말하기 욕망을 충족시키고 이를 공론화하는 기능을 수행하지만, 동시에 자본주의적 가부장제를 강화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반면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발견된 시집살이 관련 커뮤니티는 자연발생적 여성 담론의 장으로 존재하면서 시집살이 노래를 향유했던 여성 공동체와 유사한 여성적 정서와 정체성을 공유해나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21세기가 되어도 주체적 존재로서의 자기 발견과 자기 목소리 실현의 욕망이 여성들에게 절실함으로 다가올 만큼 여전히 세계는 남성 우위의 담론이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여성적 현실을 살며 여성적 말하기를 통해 탄식하는 이들은 오늘날도 여전히 존재한다. 근대적 기획에 의해, 자본의 논리에 의해 타자적 삶을 살아야 하는 이들은 많다. 그러나 지금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길들여진 욕망이 자신을 억압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자본이 주인이 된 세상에서 전략과 타협이란 명분으로 타자적 삶에 안주하고 있는 스스로의 삶이다. 시집살이 노래를 통해 변주되고 있는 말하기의 욕망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성찰이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여성/나’ 자신에게 너무도 절실하기 때문이란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목차
책머리에
I. 시집살이 노래를 바라보는 시각
1. 시집살이 노래와 말하기의 욕망
2. 시집살이 노래에 대한 연구와 자료 소개
II. 시집살이 노래의 형성 배경과 연행 양상
1. 시집살이 노래의 형성과 역사적 배경
2. 여성의 생애별 노래 부르기 양상과 연행방식
III. 시집살이 노래에 나타난 텍스트 실현 양상과 말하기 방식
1. 시집살이 노래에 나타난 텍스트 실현 양상
1) 서정, 서사, 극적 담화양식의 실현과 결합 양상
2) 유동적인 텍스트 구연
3) 단성과 다성의 변주
2. 시집살이 노래에 나타난 말하기 방식
1) 단성-하나의 목소리로 말하기
2) 다성-다양한 목소리로 말하기
IV. 시집살이 노래로 대신한 말하기의 욕망
1. 균열의 목소리로 탄식하기
1) 균열의 목소리로 말하기
2) 일방적 소통 지향의 말하기
2. 주체와 타자의 경계에서 말하기
1) 주체적 욕망으로 말하기
2) 타자적 욕망으로 말하기
V. 시집살이 노래에 나타난 여성 의식-경계에 선 그녀들
1. 타자와 주체의 경계에서
2. 딸과 며느리의 경계에서
VI. 시집살이 노래의 의미와 현재적 양상
1. 존재론적 자각과 자기 인식의 노래
2. 여성적 말하기의 현재적 양상
VII. 여성적 말하기의 다양한 변주
1. 시집살이 체험담에 나타난 균열의 목소리
2. 규방가사에 나타난 충돌하는 자아
3. <어사용>에 나타난 슬픈 탄식
VIII. 시집살이 노래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며